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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쉬 굽타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디렉터 /사진:구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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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토쿠미네 구글 랩스 디렉터 /사진:구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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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AI 영상 제작 도구 ‘플로우(Flow)’가 만들어낸 영상 이미지. 심화영기자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AI가 책 한 권을 통째로 읽고 답하는 시대, 구글이 열었다.”
구글이 2023년 12월 자체 멀티모달 LLM(거대언어모델) ‘제미나이 1.0’을 첫 공개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영화 대본이나 수백 쪽 문서를 한 번에 이해하고 질문에 답하는 AI 에이전트를 상용화했다. 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노트북LM’ 모바일 앱 버전은 지난 5월 구글 I/O에서 공식 출시를 알렸다.
구글은 2일 서울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5’ 행사에서 △초거대 AI ‘제미나이 2.5 프로’, △멀티모달 AI 비서 ‘아스트라(Astra)’, △영상 제작 도구 ‘플로우(Flow)’ 등 최신 생성형 AI 기술을 공개했다. 이 행사는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I/O’에서 공개된 AI 전략과 기술 비전을 국내에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서 구글 딥마인드 마니쉬 굽타 시니어 디렉터는 “사람처럼 창의적 사고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미래 핵심”이라며, “멀티모달 기반 차세대 AI 비서 ‘아스트라’를 통해 텍스트ㆍ음성ㆍ이미지ㆍ비디오 등 다양한 입력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범용 AI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AI 창작 도구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영화 제작을 위한 Flow와 Veo 3도 주목받았다. Flow는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영화 같은 고품질 영상을 만들 수 있는 AI 기반 영상 제작 도구로, Veo 3와 연동해 사실적인 오디오와 고해상도 영상을 동시에 생성한다. 구글이 유튜브에 공개한 8초짜리 ‘AI 영상(Veo 3)’은 영화 같은 완성도로 감탄을 자아냈지만, 동시에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낳았다. 이에 대해 굽타 디렉터는 “AI는 아티스트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를 가능케 하는 ‘협업 도구’”라고 정의했다.
구글은 자사 AI 기술의 생산성 도구 연계 및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사이먼 토쿠미네 구글랩스 디렉터는 AI 기반 지능형 연구도구인 ‘노트북LM’을 직접 소개했다. 노트북 LM은 사용자가 업로드한 문서, PDF, 웹사이트, 유튜브 영상 등을 AI가 분석해 요약ㆍ브리핑ㆍ스터디 가이드 등으로 정리해주는 노트 도구다. 토쿠미네 디렉터는 “방대한 문서를 요약하거나 질문에 답하고, 오디오ㆍ비디오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기능이 핵심”이라고 했다.
구글은 AI의 실생활 적용 사례도 대거 선보였다. 아스트라는 텍스트ㆍ음성ㆍ이미지ㆍ비디오 등 다양한 입력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구글 검색ㆍ지도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되는 차세대 멀티모달 AI 비서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며 질문하면 즉각적으로 답변하는 등, 실제 생활 속에서 AI가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소비자 접점에서의 ‘AI 에이전트’ 서비스도 속속 상용화된다. 최근 공개된 제미나이 2.5 프로는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브라우저 기반 ‘에이전트’로 발전 중이다. 굽타 디렉터는 “온라인 쇼핑 시 재료를 검색하고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며, 호텔 예약에선 일정을 반영해 적합한 옵션을 제시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AI 비서가 실제 의사결정까지 수행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구글은 차별화된 자사 AI 경쟁력으로 “AI 전 스택 통합 구조”를 내세운다. 직접 설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하드웨어, 클라우드 인프라, LLM 모델, 이를 탑재한 앱ㆍ서비스까지 수직적으로 연동되는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구글 제미나이 앱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약 0.5%에 불과하다. 모바일 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제미나이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5만5010명으로, 같은 기간 챗GPT의 MAU(1017만1126명) 대비 약 180분의 1 수준이다. 굽타 디렉터는 “생성형 AI는 인터넷과 모바일 이후의 플랫폼 패러다임 전환과 같은 대변혁으로 지금은 초기단계일 뿐”이라고 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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