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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로는 생존 불가능…석화업계 구조조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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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3 16:39:41   폰트크기 변경      
김지훈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표파트너

국회미래연구원 ‘제1회 미래산업포럼’서 주장
가동률 70% 추락, 범용ㆍ수출 의존 구조가 수익성 악화 주범
2030년까지 다운턴 지속…구조조정 지연시 심각한 연쇄 효과 우려


김지훈 보스턴 컨설팅그룹 대표파트너가 국회미래연구원이 주최한 제1회 미래산업포럼에서 ‘석유화학 산업의 당면 과제와 미래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김희용 기자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며, 전통적인 ‘버티기’ 전략으로는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중국의 대규모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이 2030년까지 지속될 예정이라 선제적인 대규모 산업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다.

2일 국회미래연구원이 주최한 제1회 국회미래산업포럼에서는 김지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대표파트너가 ‘석유화학 산업의 당면 과제와 미래전망’ 발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석화업계는 2020년부터 본격화된 중국 증설로 에틸렌 가동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중이다.

중국은 에틸렌 자급률 100%를 목표로 두고 최근 5년간 20개 이상의 신규 에틸렌 생산기지를 착공, 약 4400만톤의 증설이 진행 중이다.

국내 석화업계의 현실은 심각하다. 현재 크래커(에틸렌)와 PDH(프로판 탈수소화) 설비는 70% 수준의 낮은 가동률로 운전중이며, PDH 4개 유닛 중 2개가 수익성 악화로 이미 운휴 상태다.

특히, 한국은 생산량의 50% 이상을 수출하는 높은 수출 의존도와 폴리올레핀 등 범용 제품 비중이 높아 중동ㆍ미국ㆍ중국의 원가 우위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파트너는 “중국에서 계속적으로 많은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었고, 그 수요의 상당 부분이 우리가 쉽게 수출할 수 있는 범용 제품들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유혹을 우리가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2022년 이후 현재까지, 앞으로 내다볼 수 있는 미래까지 예측해보면 80% 초반 또는 70% 미만까지 떨어지는 가동률이 예측되고 있다”며 “저 정도까지 가동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이 매우 제한되거나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선제적 구조조정도 한국에게는 기회가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2026~2028년을 목표로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의 36%인 약 240만톤의 설비 감산을 계획 중이다.

김 대표파트너는 “일본에서 수입을 늘리더라도 당연히 원가 경쟁력이 좋은 지역에서 수입을 할 것”이라며 “중국의 신규 업체들, 울산의 샤힌 프로젝트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의 납사를 크랙했던 업체들이 반사이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김 대표파트너는 석화업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국 일부 캐파가 조정될 수밖에 없다”며 “범용 수출 물량을 줄이고, 일부 고부가 제품은 살려야 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심각한 수준의 연쇄 파급효과도 예상된다.

김 대표파트너는 “석화 업체가 잘못되면 연관된 2ㆍ3차 벤더 중소업체들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결국엔 산단의 실물 경제가 악화되고, 이는 금융 경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좀 더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 방안으로는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동일한 업종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업체들 간의 협업이기 때문에 공정거래 이슈가 생겨 대화조차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업체들이 협업을 하고 대화를 할 수 있게끔 규제 장벽이 풀려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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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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