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현판식 하루만에 압수수색 단행
‘우크라 재건 수혜주 띄우기’ 연루 조사
내란 특검은 김주현 前민정수석 소환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이 3일 삼부토건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에 김 여사가 연루됐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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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 사진: 연합뉴스 |
특검팀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삼부토건 등 회사 및 피의자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특검팀이 현판식을 열고 공식적으로 수사 개시를 선언한지 하루 만이다.
특검에 따르면 압수수색 대상은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를 비롯해 중구에 있는 옛 삼부토건 사무실, 주요 피의자들의 자택 등 모두 13곳이다.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도 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삼부토건 측이 2023년 5∼6월쯤 해외 재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게 골자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한 뒤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로 꼽혀 주가가 급등했다. 주당 1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같은 해 7월 장중 5500원까지 올랐다.
특히 주가 급등 시기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재건 사업을 논의한 시점과 겹친다는 이유 등으로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남겨 의혹을 키웠다.
특검 수사 대상 가운데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비롯해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은 이미 검찰이나 경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반면 삼부토건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은 다른 사건에 비해 아직 들여다볼 부분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검팀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사 진행에 따라 대상이 넓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여사 등 당초 고발되지 않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4월 삼부토건 관계자 등 10여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반면 김 여사와 이 전 대표는 ‘부정거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시 고발 대상에서 빠졌다.
한편 12ㆍ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ㆍ외환 혐의 등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법률참모였던 김주현 전 민정수석을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김 전 수석을 상대로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 사후 선포문이 작성됐다 폐기된 경위, ‘삼청동 안가(안전가옥) 회동’에 관한 의혹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다음 날 안가 회동에는 김 전 수석 이외에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도 참석했는데,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2차 계엄이나 계엄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내란 특검은 오는 5일 윤 전 대통령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관련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다지고 있다.
특검은 전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안전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이날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을 소환했다.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팀은 전날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만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사실상 진술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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