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나경화 기자]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홍주순교성지를 관할하는 한 신부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역 사회와 교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발단은 최근 홍주성지성당 미사전 신부와 신자의 대화에서 불미스런 막말이 오간 것에 있다. 신자는 5월 말경에 2027년 세계카톨릭청년대회 확정 관련 대화 중 A 신부의 비하 발언과 막말에 모멸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부 신도들은 해당 신부의 발언이 신앙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부적절했으며, 오히려 천주교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장에 지역과 종교계의 쟁점으로 논란이 확산되면서 천주교 대전교구도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구 측은 “신부의 발언이 신도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개인의 실수로 보기에는 천주교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청장년층 세대와의 소통 단절, 지역 사회와의 관계 형성 부재 등 구조적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는 것이다.
홍성지역 한 신자는 홍주순교성지는 지역의 자랑이자 대한민국 천주교의 뿌리라며 이러한 논란이 발생한 점에 대해 지역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교계와 협력해 신앙과 역사의 가치를 소중히 지켜나갈 수 있도록 소통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해당 신부는 “미사 전 개인적인 대화에서 발생한 견해차가 감정적으로 표현한 부분에 대한 사소한 언쟁으로, 신자에 대한 사랑과 믿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홍주순교성지는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교 성지 중 한 곳이다. 과거 19세기 천주교 박해 시기 수많은 신자들이 순교한 이곳은 한국 천주교의 신앙 정신과 순교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상징적인 장소로, 매년 전국의 많은 성지 순례객과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유명하다.
홍성=나경화 기자 nkh6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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