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봉정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50%로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환율 등 대외여건이 다소 안정됐지만 서울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금리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10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여부를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신성환 위원을 제외한 금통위원 전원이 동결 의견에 합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지난 5월 회의에선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p) 인하한 바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선 금리인하가 어렵고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이 높다.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더라도 신성환 위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6월 주간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0.4%를 넘는 등 금리인하 기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 다섯째 주 기준 전주 대비 0.40% 상승했다.
같은 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6조7536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선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한은은 이번 회의에선 금리를 유지한 채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효과,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상황 등을 지켜보며 향후 인하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또 이번 금통위 결과보다 한은이 제시할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더 주목하고 있다.
포워드 가이던스(3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를 통해 다수 위원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연내 인하 기대가 한은의 정책 방향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엔 만장일치 동결이 예상되지만 이번 금통위 이후에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금통위원은 4명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인하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지만 관세 정책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와 재정 정책과의 공조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하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인하 시점을 둘러싼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추경 집행과 소비 진작 효과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금리인하 시점이 8월이 아닌 10월로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금통위에 앞서 9일(현지시간) 공개되는 미국 FOMC 의사록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의사록을 통해 연준 내 금리인하 논의의 윤곽이 일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은 연준이 관세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을 주시하면서 금리인하가 유력한 9월까지는 신중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연구원은 “국내 저성장 기조는 한은의 추가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를 이어가게 만드는 배경”이라며 “한은은 3분기 중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곧바로 동결 기조로 전환하지 않고 내년도 추가 재정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금리인하 여지를 정책 수단으로 남겨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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