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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경기 회복 언제쯤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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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1-29 14:06:41   폰트크기 변경      
 최근 국내 경기와 더불어 주택경기 혹은 건설경기가 언제쯤 회복될 것인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경기를 몇 가지 지표로 명확히 결론짓기는 힘들지만 건설경기의 대표적인 동행지표 중 하나인 건설투자만을 놓고 볼 때 건설경기는 지난 2004년 1분기 이후 19분기 연속 하강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건설투자 지표가 공개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이 기간만 보면 건설경기는 벌써 저점을 형성하고 상승국면으로 접어들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건설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보니 하강국면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건설경기가 언제쯤 저점을 형성하고 상승국면으로 반전될 수 있을까? 최근 건설경기 동향을 건설수주 및 건설투자 지표를 기초로 간략히 살펴보고 향후 건설경기 반전시기를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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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수주 감소세 지.

 먼저 2008년 국내 건설수주의 동향을 살펴보면 민간 주택수주의 극심한 부진으로 1~11월 누계액은 전년 동기비 1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공공 건설수주가 전년 동기비 7.3% 증가해 호조를 보인 반면 민간 건설수주는 19.7% 감소하여 매우 부진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공공 건축수주는 2기 신도시, 뉴타운 등의 영향으로 2007년에 이어 주거용 건축수주의 호조세가 지속돼 11월까지 전년 동기비 22.8% 증가했다.

 그러나 공공 토목수주는 새정부 출범에 따른 예산절감 방침, 발주지연 등의 영향으로 11월까지 전년 동기비 2.7% 감소했는데 연말 및 연초의 발주 증가에 따라 상황은 점차 나아질 전망이다. 반면 민간부문은 토목수주가 14.7%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주거용 건축수주의 부진(11월까지 전년 동기비 34.8% 감소)으로 11월까지 19.7%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2008년 들어 3분기까지 3분기 연속 감소세가 계속됐는데, 이는 2005년 1분기 이후 2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는 2004년 1분기 이후 총 19분기(4년9개월)의 장기 하강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건설투자, 19분기 연속 장기 하.

 19분기 연속하강 역시 건설투자 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가장 오래 지속된 것이다. 다만 현재 하강국면이 외환위기 직후보다 완만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에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축투자가 동반 침체됐다면 최근에는 비주거용 건축투자는 양호한 상태에서 주거용 건축투자만이 침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거용 건축투자의 부진은 향후 적어도 6개월 이상은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지난해 선행지표인 주택수주가 11월까지 28.8%나 감소했고, 적어도 2009년 상반기까지는 주택수주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나마 전체 건설투자의 급격한 추락을 막아왔던 비주거용 건축투자도 최근 들어 빠르게 둔화돼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보인다.

 따라서 2009년 SOC(사회기반시설)예산 증가에 의해 토목 건설투자가 활성화되더라도 전체 건설투자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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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경기회복 관건은 국내경.

 향후 건설투자가 저점을 형성하고 상승국면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주거용 건축투자나 비주거용 건축투자 중 적어도 하나가 상승세로 전환돼야 한다.

 그런데 주거용 건축투자나 비주거용 건축투자가 상승세로 전환되려면 국내 경기가 회복세로 바뀌는 것이 관건이다.

 주거용 건축투자의 경우 참여정부 때 시행했던 주택・부동산 규제를 대부분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및 국내 경기 침체로 수요와 거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결국 국내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주택수요와 거래가 살아나야만 미분양 주택 해소와 함께 주거용 건축투자의 상승세 진입이 가능하다. 비주거용 건축투자도 그동안 국내 경기를 대표하는 지표인 국내총생산(GDP)의 순환변동주기를 2분기 정도 후행하면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 건설경기 및 주택경기의 회복시점은 바로 국내 경기의 회복과 밀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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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세계경제 회복, 올 연말 이.

 그러면 국내 경기는 과연 언제쯤 회복될까? 먼저 국내 경제의 침체원인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국내 경제는 2008년 2분기부터 하강국면에 진입했다. 당시 하강국면 진입은 2007년부터 시작된 세계 경제 침체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과 유가,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소비 둔화가 원인이다. 그런데 하반기 들어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의 급격한 위축을 불러왔고 작년 4분기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던 수출과 수입이 11월에는 동시에 두 자릿수 감소했다.

 과거 외환위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만의 위기였기 때문에 급격한 내수 위축을 수출이 떠받칠 수 있었지만 지금의 위기는 전 세계적인 것으로 내수와 수출이 동반 침체를 겪게 된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기 침체는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이 위기의 세계 실물경제 침체로 전이된 데 따른 것이다..

 작년 말 선진국들은 금융지원책을 앞다퉈 발표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융지원책으로 인해 금융위기는 올 상반기에는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금융위기는 IMF의 자금지원으로 급속히 안정을 찾았지만 문제는 금융위기 진정 후 실물경제의 극심한 침체였다. 세계 실물경제의 침체수준과 기간은 각국이 쏟아내는 내수 활성화 정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연구기관 대부분은 최근 전망에서 올 상반기까지 세계 경제의 성장률 하락세가 이어지고, 하반기에는 각국의 경기부양정책이 효과를 내면서 성장률의 하락세는 일단 멈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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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이후 선행지표부터 회복 전.

 국내 건설경기는 국내 경제의 회복시기와 밀접하고, 현재 경기 침체의 원인을 볼 때 국내 경제는 세계 경제의 회복시기를 봐야 한다. 특히 현 위기를 촉발시킨 미국 경제와 미국의 주택시장을 주의해서 살펴봐야 하는데, 현재의 주요 지표들을 보면 미국 경제 및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올 3분기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의 경험을 볼 때, 2010년부터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국내 건설수주는 2008년부터 시작된 2년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10년에는 30대 선도 프로젝트, 10대 뉴딜사업, 2기 신도시, 국토균형개발사업 등 발주물량도 늘어난다.

 또한 그동안 발주되지 못한 민간 건축공사도 어느 정도 활발한 발주가 이뤄질 수 있다. 더욱이 2008년 이후 2년 동안 민간 주택공급이 사상 최악 수준을 기록한 것에 대한 반등현상도 실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건설투자 회복은 건설수주보다 지연될 것이다. 후행지표인 건설투자 특성상 2009년에도 건설수주가 감소세를 지속한 데 따른 것으로 빠르면 2010년 하반기 이후에 회복세가 예상된다. 외환위기 직후에도 건설수주는 ’99년부터 회복세를 보인 반면, 건설투자는 1998~2000년 3년간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 같은 예상은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 그리고 국내 경제가 2010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경우를 가상한 시나리오다.

 만약 미국 경제 및 세계 경제가 추가적인 금융위기 또는 중동 정정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등의 돌발사태에 따라 회복이 늦어질 경우도 가정해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경기는 반드시 일정한 주기를 보이며 순환해 온 게 사실이다. 현재의 위기를 뼈를 깎는 아픔과 인내로써 극복하면서 다가올 기회에 준비하는 것이 진정한 현자(賢者)가 아닐까 생각한다..

[美 주택시장 회복시점 주시하라.

오바마 경기부양 효과… 내년 초쯤 회생 전.

 세계 경제의 회복시점을 전망하기 위해 각국의 내수 활성화 대책의 효과와 속도뿐만 아니라 금융위기와 지금의 세계 경제 침체를 초래한 미국 주택시장의 부실 제거 및 회복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

 즉 미국의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자산 버블 및 부실과 관련된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위기가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택가격은 1998년부터 2006년 8월까지 연간 5% 이상, 2004년 2월부터 2006년 3월까지는 연간 8%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 주택가격지수(HPI)는 2007년 4월 224.36의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는데, 2008년 10월 현재 204.54로 최고점(2007.4) 대비 8.8% 내려 2005년 4월 수준이다.

 2008년은 2월을 빼곤 매달 전월비 마이너스(-) 변동을 보였으며, 하락폭이 더욱 커지는 추세(2007년 5월 : -0.1% → 2008년 10월 : -1.1%)다. 또한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마이너스(-) 변동률에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의 연방금리는 2001년 1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주택가격 변동과 반대로 변화해 주택에 대한 가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그래프 참조).

 미국의 주택가격이 가수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주택가격지수가 2008년 10월 현재보다 25% 정도 더 떨어져야 한다.

 향후 주택가격 하락세가 2008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2008년 10월 이후 적어도 1년6개월가량 하락세가 지속돼야 연방금리가 급격한 하락 이전의 주택가격으로 회귀하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과 소득 향상에 따른 주택가격의 상승효과를 감안해도 향후 2~3분기 정도는 미국 주택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택가격도 미국 경제의 회복 여하에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한데, 미국은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2007년 9월 이후 연방기금 금리를 4.25%p 인하했고 금융위기가 불거지기 시작한 뒤에는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구제금융을 시행했으며(2008년 3월 베어스턴스, 2008년 9월 패니메이, 프레디맥, AIG), 7000억 달러 규모의 부실자산처리 프로그램, 8000억 달러의 추가 구제금융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2년간 5000억 달러 이상의 연방정부 지출 및 감세를 통한 새로운 경기부양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런 조치들이 효과가 나타내기까지 2분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정상적으로 나타나고 추가적인 모기지 부실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조짐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이홍일, 엄근용, 박철한 연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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