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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현 대우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
도심지 특히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곳곳에서 교통정체가 발생되고 있으며 정체구간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심야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교통정체를 체험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2년 OECD 서울지역 정책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교통 집중과 정체로 인해 한 해 약 12.5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의 교통 혼잡 비용은 매년 약 5.88%씩 증가하여 2031년에는 약 16조원의 교통혼잡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극심한 정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는 도심지 생활환경을 열악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는 국민 삶의 질 또한 저하시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통량을 처리할 수 있는 도로를 확보해야 한다. 터널의 경우 지금까지 기존 터널 주위에 신규 터널을 건설하는 방법이 적용되어 왔다. 그러나 도심지의 경우 용지보상비가 과다해지고 극심한 반발로 용지매입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종종 나타났다. 대안으로 최근에는 우회도로를 확보한 상태에서 기존터널을 확대하는 방법이 일부 적용되고 있으나, 도심지에서는 우회도로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용지매입 및 우회도로확보가 불가한 상황에서 어떻게 터널을 건설할 것인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우건설에서는 차량이 통행하는 상태에서 터널을 확대시공하는 ‘교통류 유지형 터널확대공법’을 개발했다.
교통류 유지형 터널확대공법은 차량통행을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터널을 확대굴착하는 공법이다. 교통흐름을 차단하지 않는다는 장점으로 인해 정체가 심한 도심지 노후터널의 재생이나 보수보강 공법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기존터널을 이용함으로서 신규 터널 건설시 용지매입 및 보상문제, 터널 확대시 통행차량을 우회시키기 위한 우회도로 확보문제, 차량 우회에 따른 주변도로의 교통정체 심화 및 이에 따른 민원 등 도심지 터널 건설시 발생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차단하기 때문에 발주자, 시공자 및 이용자 모두의 만족과 함께 도심재생 건설산업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통흐름 유지형 터널확대공법
본 공법은 교통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터널 내부에 차량보호용 강재 프로텍터를 설치하고 프로텍터 내부로는 차량의 통행을 허용시키면서 외부에서는 기계 혹은 발파 공법을 통해 터널을 확대굴착하여 신설터널을 완성하는 새로운 공법이다.
국내 터널확대 사례로는 가평의 화학터널, 서울 방화터널, 영동고속도로 강천터널 및 남해고속도로의 진주2터널이 있다. 이 가운데 화학터널은 교통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차량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확대한 사례이며, 방화터널은 시공 중 교통량 증가가 예상되어 터널을 확장한 사례로서 주변 건물밀집으로 용지보상, 민원 및 작업공간확보문제로 인해 기시공된 2차로 터널을 3차로로 확대한 사례이다. 방화터널의 시점부전경과 터널확대단면을 통해 도심지 터널건설의 경우 기존터널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는 차량이 통행되는 상태에서 터널을 확대 굴착한 사례는 없지만 일본의 경우 약 40여건의 시공실적을 가지고 있다.
본 공법의 시공순서는 ①프로텍터 기초공 설치 → ②프로텍터 설치 → ③사전보강 → ④굴착공(기존라이닝제거, 분할굴착, 주지보재설치) → ⑤라이닝 설치 → ⑥프로텍터 제거 → ⑦포장공 순으로 진행된다.
다음 그림은 2003년 준공된 일본의 오쿠라터널을 나타낸 것으로서 터널입구 바로 앞에 고속도로 합류구간이 있어 만성적인 교통정체와 함께 교통사로 위험이 상존하여 터널내 일부를 2차로(폭 9.6m)에서 3차로(폭 14.3m)로 부분확대한 사례이며 전체적인 시공순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공법의 핵심기술
교통흐름 유지형 터널확대공법의 핵심기술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터널단면 확대형식 및 규모에 따른 안정성 평가 및 설계기술, 운영 중 터널단면확대 시공기술, 협소공간에서의 계측 및 보강기술 등이 그것이다.
△교통류 유지형 터널확대 설계기술
본 기술은 확대형식 및 규모에 따른 안정성을 해석할 수 있는 터널해석기술과 프로텍터 설계를 위한 강구조 제작기술로 구분된다. 터널을 확대할 경우에는 내부에 기존터널이 건설되어 있으므로 신규터널을 건설하는 것과는 다른 거동을 보이므로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터널확대에 맞는 지반변형특성을 규명하였다. 또한 발파에 의한 굴착시 프로텍터에 상당한 충격하중이 작용하므로 이를 정량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발파하중 산정식 및 저감장치를 개발하였고 실대형 실험을 수행하였다.
△ 교통류 유지형 터널확대 시공기술
차량의 통행을 유지시키기 위해 기존터널 내부에 프로텍터를 설치함으로써 신규터널 건설에 비해 작업공간이 협소해지게 된다. 따라서 국내 터널 시공에 사용되는 주요 장비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공성 평가를 완료하였다.
△ 협소공간에서의 보강기술
교통류 보존형 터널확대 공법은 프로텍터 설치로 인해 작업공간이 협소해지므로 록볼트와 장대 선형부재의 경우 설치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이 경우 록볼트를 경사로 설치하는 방법과 커플러를 이용하여 짧은 록볼트 여러 개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종래의 지보효과와 동등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공법개발의 우선순위
공법을 개발할 경우 안정성, 경제성, 시공성을 고려하는데 일반적으로 경제성을 최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본 공법의 경우 터널굴착작업시 내부에 차량이 통행되고 있으므로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공법 개발시 안정성을 최우선하였으며 다음으로 경제성, 시공성 순으로 고려하였다.
기대효과
본 공법은 차량정체해소로 탄소배출량 저감 및 신규터널 건설 시 수반되는 도심지 자연경관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저탄소 녹색성장에 부합되는 ‘그린 토목기술’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특히 교통정체가 심하여 터널의 신규건설이나 확대가 필요할 때 터널주변에 건물이 밀집되어 용지매입 및 우회로확보가 불가한 도심지 터널건설에는 최고의 해결방법으로 생각된다. 또한 기존터널의 성능향상을 통해 신규건설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국가 건설 예산을 절감함과 동시에 도심재생 프로젝트를 위한 최적의 공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서울의 상도터널을 대상으로 본 공법의 필요성을 사진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상도터널은 한강대교와 상도동을 잊는 터널로서 터널진입시 3차로에서 2차로로 좁아지기 때문에 만성적인 교통정체가 발생되는 곳이다. 주변에는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어 용지매입이 불가하거나 용지보상비가 과다해 질 수 있는 우려가 있으며 주변도로로 우회시 교통정체가 심화되고 이로 인해 극심한 민원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교통을 유지한 상태에서 터널확대가 필요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백기현 대우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