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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대우건설기술연구구원 선임연구원 |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 국내 건축물의 에너지 및 친환경 성능 관련 인증 및 인정제도가 2009년 이후 전 분야에 걸쳐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2010년 10월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 강화, 친환경 주택건설기준 강화, 에너지효율등급 강화 방안 등이 수립되어 현재 적용되고 있으며, 2011년 2월 건축물 단열기준 강화 시행에 이어 2012년에는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적용이 예정돼 있는 등 건물에너지 관련한 정책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건물 부문은 국가 전체 에너지소비 및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와 함께 주택보급률 향상, 인프라로서의 국가경제, 국민 생활의 질 등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어 단순히 절약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국가 목표와 연계된 관점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건축물에서 창호와 외피부문은 가장 큰 열손실을 발생시키는 부위이며, 또한 환기와 공조부문은 에너지 효율화의 일차적인 개선 대상이다. 최근 에너지다소비형 건물인 초고층 건물과 대규모 건축물의 경우 대부분 커튼월 구조의 외피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따라서 열적으로 불리한 창호의 외피면적당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커튼월은 시공성과 경제성, 공사기간, 디자인 등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건물의 일반적인 외피구조로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커튼월 구조의 외피는 커튼월을 구성하는 소재의 특성상 여름철에는 강렬한 태양빛이 창호를 통하여 건물 내부로 입사되기에 냉방에너지 소비증가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하며, 겨울철에는 실내 열이 넓은 면적의 창호를 통해 손실되기 때문에 난방에너지의 소비가 증가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유가 상승 및 화석에너지 소비로 인해 환경문제가 이슈화됨에 따라 건물의 냉난방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며, 특히 건물의 에너지 손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창호 부위를 포함한 외피 부문의 에너지성능 향상은 시급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건물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기술개발은 각각의 요소기술에 집중됐다. 즉, 외피의 경우 단열성능 향상에 초점을 두고 각종 기술이 개발되어 왔으며, 창호는 열저항과 기밀성능 향상, 차양시스템은 일사 차단에 의한 냉방부하 저감에 포커스를 맞춰 개발이 이뤄졌다. 기계환기방식 중심의 환기시스템도 열교환 효율 등에 집중적인 기술개발이 이루어지는 등 각각의 요소기술에 대한 성과는 이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의 요소기술 가운데 에너지 효율적인 개발 기술의 보급과 상용화는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특히 외피부문에서 기술개발 성과에 대한 상용화 성공률은 7% 내외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개발기술의 경제성이 성능과 기능 향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화된 성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며, 또한 새로운 요소기술이 건물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기존 기술과의 연계성이 장애요인으로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건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요소기술의 실용화 및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단위 요소기술에서 요소기술간 융복합 내지 융복합 기술간의 다중 융복합을 통해 건물로의 통합성을 높여 성능과 기능의 종합적 및 실질적 향상을 유도해야 한다. 융복합 기술은 모듈화된 구조를 취함으로써 다양한 건물 용도와 기능에 따라 각 필요 요소기술의 접목이 용이하도록 개발되어야 한다.
기술개발의 주요내용
‘커튼월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복합외피시스템’은 2010년 제2회 국가녹색기술대상 중 국토해양부 장관상을 수상한 기술로, 아래 <표 1>과 같이 △난방과 냉방부하 통합 저감기술 △고성능 외피구조 및 디테일 기술 △방위별/부하 발생에 따른 능동적 일사부하 차단기술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개별 요소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건물과 유기적으로 조합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본 기술 개발을 통해 건축공사비 상승은 5%로 억제하고 건물 냉ㆍ난방에너지를 최소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실제 건물에 적용해 실증 실험을 수행한 결과 냉ㆍ난방에너지가 40% 이상 절약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표1> 커튼월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복합외피시스템
난방과 냉방부하 통합 저감기술 |
고성능 외피구조 및 디테일 기술 |
방위별/부하 발생에 따른 능동적 일사부하 차단기술 |
■ 고기능성 유리 ■ 창호 일체형 자연환기 시스템 ■ 통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 ■ 신소재 단열재 |
■ PVC 커튼월형 시스템 창호 ■ 알루미늄과 ABS 복합구조 발포 프레임 프로젝트 창호 ■ 고기밀∙고내구성 실란트/가스켓 ■ 고기밀 단열 사춤공법 |
■ 고기능성 유리 ■ 외부 루버/외부 베네시안 블라인드 ■ 자동블라인드 내장 알루미늄과 ABS 복합구조 프레임 시스템 창호 |
복합외피 시스템 구성 기술요소
커튼월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복합외피 시스템의 구성 기술요소는 [그림 1]로 적용됐으며, 각 기술요소에 대한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고기능성 유리
높은 단열성능과 뛰어난 태양열 차폐효과를 동시에 갖춘 제품으로 유리면 더블로이 코팅기술로 인해 실내로 유입되는 가시광선을 극대화하면서도 단열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겨울철에는 실내의 난방기구에서 발생되는 적외선을 반사해 실내로 되돌려 보내고, 여름철에는 실외에서 태양열로부터 발생하는 복사열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 단열성이 향상된다.
2) 창호 일체형 자연환기 시스템
환기횟수 0.7회 이상의 미세조절이 가능한 자연환기 및 하이브리드 환기가 가능한 창문 부착형 자연환기시스템으로 외기도입을 통한 미세 환기조절로 실내부하 저감 및 적정량 환기를 통해 과도한 환기로 인한 에너지 소비 저감이 가능하다. 또한, 자연환기를 통해 실내 쾌적한 환경 조성이 가능하다.
3) 통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
실내에 필요한 환기기능을 창문을 개폐하지 않고도 사계절에 맞는 자연환기 기능과 열교환 기능의 선택을 통하여, 냉난방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창호일체형 환기시스템으로 외기도입을 통한 미세 환기조절로 실내부하 저감 및 적정량 환기를 통해 과도한 환기로 인한 에너지 소비 저감이 가능하다. 필요에 의해 자연환기 및 강제환기 둘 다 가능하다.
4) 신소재 단열재
종래의 발포폴리스티렌에 결정구조상의 흑연을 첨가시켜 복사열의 흡수 및 반사 개념을 도입하여 혁신적으로 단열성능을 향상시킴으로서 에너지 절약이 가능한 친환경 고효율 비드법 2종 단열재로서, 건물 하자저감을 통한 경제성 확보 및 건물 장수명화에 기여할 수 있다.
5) PVC 커튼월형 시스템 창호
알루미늄과 PVC 복합재질로 외부 컬러링 강화 및 단열성능 향상이 가능한 고단열, 고기밀 시스템 창호로서 PVC 재질을 커튼월 프레임에 적용하여 기존 알루미늄 커튼월과 비교하여 냉난방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최대 46mm 더블코팅 로이복층유리 적용이 가능하여 추가 성능향상이 가능하다.
6) 알루미늄과 ABS 복합구조 발포 프레임 프로젝트 창호
외부에 알루미늄, 내부에 플라스틱 계열의 ABS를 복합한 프레임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창호로서 기존의 알루미늄 단열창호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단열성능을 7% 향상시켜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며 ABS 연소 및 생산시 치명적인 다이옥신 발생이 최소화되는 친환경 제품이다.
7) 고기밀ㆍ고내구성 실란트/가스켓
탁월한 내후성과 긴 수명을 가진 실리콘을 이용하여 건축물의 보수비용 절감/내구성 증가가 가능하며 복층유리 2차 실리콘 실란트의 우수한 내구성으로 고효율 복층유리의 수밀, 기밀 성능을 최대화함으로써 복층유리의 단열, 방음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제공한다. 또한, 커튼월 구성 요소기술들의 접합 내구성 향상을 통해 에너지손실 방지 및 기밀성능 확보가 가능하다.
8) 고기밀 단열사춤 공법
모든 건축물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각종 접합부위의 틈새를 2액형 친환경신소재 단열재인 수성연질폼(드림폼)으로 기밀하게 막아줌으로써 건물전체의 에너지 손실방지 및 기밀성을 확보하는 공법이다. 이를 통해 커튼월 구성 요소기술들의 접합 내구성을 향상시키며 에너지손실 방지 및 기밀성능 확보에 기여한다.
9) 외부 루버/외부 베네시안 블라인드
건물 외피 및 공조시스템과 연계하여 일사량, 실내온도, 풍속 등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 작동하는 외부 자동 차양장치로서 자동제어 시스템의 운영으로 실내 냉방부하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달 일사량을 스스로 조절하여 냉방부하를 크게 줄여줄 수 있으며 개폐 및 각도조절을 통해 열적 불쾌감을 최소화 할 수 있다.
10) 자동 블라인드 내장 알루미늄과 ABS 복합구조 프레임 시스템 창호
열전도율이 낮은 친환경 ABS 소재와 구조적 이점을 갖는 알루미늄을 결합한 이중외피 구조의 복합구조 프레임 시스템 창호로서 자동 제어되는 베네시안 블라인드를 내장하여 냉난방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이중외피 구조로 인하여 소음차단 효과가 우수하며 프레임 탈, 부탁이 용이한 구조로 제작되어 필요시 내장된 블라인드의 점검 및 청소가 가능하여 유지관리가 가능한 제품이다.
실증 결과에 따른 개발성과 및 기대효과
연구원은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신축연구동(신관)을 대상으로 ‘커튼월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복합외피 시스템’ 개발 기술을 적용하고 기존 연구동(본관)과 에너지 소비량 비교 분석을 수행하였다.
겨울과 여름으로 나누어 각각 한 달여 정도 난방 및 냉방시 에너지 소비량을 비교한 결과,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듯 신관 건물은 전면창 구조로 본관 건물에 비해 창면적비가 커서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불리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난방의 경우 50% 이상, 냉방의 경우 40% 이상 에너지 절약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원은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국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하여 온실가스 배출량 추가 감축에 기여할 수 있으며, 개발 기술 보급률을 10%로 가정할 경우 연간 107만7000 TOE 절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건물에너지 절약과 함께 거주자에게 보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녹색 건축기술의 신성장 동력산업화가 가능하여 국가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현 대우건설기술연구원 건축연구팀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