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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리포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부실화와 건설산업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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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2-14 05:00:07   폰트크기 변경      
   
빈재익 건산연 연구위원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PF)의 활성화로 인해 주택, 상가 등 부동산시장은 글로벌화된 금융시장에 연계되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국가 채무 위기는 PF와 부동산개발사업, 그리고 건설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수요자금의 대출뿐만 아니라 부동산 PF에 대한 금융기관의 유동성 관리강화로 부동산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시장의 위축은 건설산업으로의 자금흐름 경색과 다시 금융기관의 건설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 축소로 이어져 계획 중인 개발사업의 지연뿐만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의 중단 등을 초래하여 결과적으로 해당 건설기업을 부도와 도산 위기로 몰고 간다. 건설기업의 부도와 도산은 건설산업에 대한 대출의 부실 위험을 제고하여 금융기관의 건설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보다 더 위축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불러 일으킨다.

 국내 금융권의 PF 대출잔액은 2011년 1분기 기준으로 58.6조원이다.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인 2006년과 2007년에 이어 2009년 상반기까지 상승하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2단계로 접어든 2009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시작하여 2010년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PF 대출잔액의 하락세는 기존 사업의 완성에 따른 대출금 상환뿐만 아니라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금융기관들이 유동성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신규 PF 대출 제한과 부동산 개발사업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PF 대출 수요 감소를 반영한다. 추가적으로, 금융기관이 부실화된 부동산 PF 대출 채권을 대손상각 처리하였거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 매각한 결과도 PF 대출잔액 감소에 포함되어 있는데, 2008년 이후 저축은행과 은행이 캠코와 유암코에게 매각한 부실 PF 채권의 규모는 각각 5.29조원과 2.26조원이다.

 

< 표 > 전 금융권 PF 대출 잔액 추이

(단위 : 조원)

 

구분

2005.12

2006.12

2007.12

2008.6

2008.12

2009.6

2009.12

2010.6

2010.12

2011.3

전 금융권

24.8

49.2

69.7

78.9

83.0

84.0

81.5

74.2

66.5

58.6

은행

14

26

42

48

52.5

54.1

51.0

44.9

38.7

36.5

저축은행

6.3

11.6

12.1

12.2

11.5

11.0

11.8

11.9

12.2

7.0

보험

-

-

-

5.3

5.5

5.5

5.7

5.4

4.9

5.1

금융투자

-

-

-

3.0

2.9

2.8

2.7

2.5

2.2

1.8

자료 : 금융감독원.



 PF 대출잔액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은 급등하여 2010년말 12.9%, 2011년 1분기말에는 12.3%를 기록했다. 은행의 경우 2009년말에는 부실 채권의 상각과 사업장 정리 등의 조치를 반영하여 연체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하였으나, 2010년말에는 유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증가하였으며 2011년 3월말에는 최고치인 5.3%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2008년 12월, 2009년 3월, 2010년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구조조정 기금에 부실 PF 대출을 매각한 결과 연체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하였으나, 이후 연체율은 다시 상승하였고 2010년 말에는 25%를 넘었으며 2011년 3월말에는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8개 저축은행을 제외하고도 22.8%를 기록했다. 보험사의 연체율도 2010년 말 8.3%로 2008년 6월말의 2.4%에 비해 급격하게 상승했다. 2008년 6월 말 6.6%이던 증권사의 연체율은 2010년 말에는 29.8%, 2011년 3월 말에는 26.6%로 급증했다.

 연체율 급등은 △우량 대출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채권 회수와 신규 대출 기피로 인한 분모의 감소 △부동산시장 침체에서 기인하는 PF 대출의 추가적인 부실화로 인한 분자의 증가 등을 반영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금융 당국의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 제고 노력과 금융기관의 회수 및 매각 노력이 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을 축소하는 데는 기여하였으나, 부동산경기의 회복 없이는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 표 >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추이

(단위: %)

 

구분

2008. 6

2008.12

2009. 6

2009.12

2010. 6

2010.12

2011. 3

금융권전체

3.6

4.4

5.9

6.4

7.3

12.9

12.3

은행

0.68

1.07

2.62

1.67

2.94

4.25

5.30

저축은행

14.3

13.0

9.6

10.6

8.7

25.1

22.8

보험

2.37

2.41

4.06

4.55

7.9

8.3

-

증권

6.57

13.92

24.52

30.28

29.5

29.8

26.6

자료 : 금융감독원.

 

 부동산 PF의 연체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건설업의 재무지표를 살펴보면, 건설업체들의 펀드멘털 및 영업 환경이 불확실성 하에 놓여 확인할 수 있다.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이 2010년에 마이너스를 시현했고 수익성의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이나 이자보상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시공능력 평가 순위 10위 이내 건설기업들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건설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자.

 2006년 이후 주택 (기업에 따라 건축)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혹은 매출총이익) 규모 혹은 기업별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 상황을 반영하여 급격하게 변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주택(혹은 기업에 따라 건축)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혹은 기업에 따라 매출총이익)의 규모와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하락했으나 최근 들어 반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금융위기가 건설기업의 주택부문 성장성에 미치는 영향은 주택부문의 비중이 높을수록 커지는 경향을 관찰할 수 있다. 건설기업 주택부문의 수익성도 매출액과 유사한 변동을 보이고 있으나 기업간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데, 2008년 이후 한 번 큰 폭으로 하락한 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도 하고 조금씩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수익이 마이너스로 반전되어 이를 회복하는 데 아직까지 어려움을 보이는 기업도 있다.

< 표 > 주요 건설기업의 주택(혹은 건축)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

(단위: 백만원, %)

 

구분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6

기업 1

매출액

1,694,492

1,941,461

2,428,896

2,511,114

2,247,990

490,209

비중

29.5

32.3

35.4

34.0

28.5

11.7

영업이익

116,398

136,840

154,451

316,559

215,861

-44,146

비중

28.9

31.0

32.3

55.7

41.5

-11.5

기업 2

매출액

1,548,484

1,869,920

2,034,792

1,697,940

1,647,205

1,007,574

비중

42.7

44.2

41.1

26.7

24.9

28.0

영업이익

-

-

-

-31,577

-90,451

37,906

비중

-

-

-

-6.4

-20.4

9.4

기업 3

매출액

1,877,129

1,345,123

1,404,401

1,374,849

1,428,993

1,495,735

비중

36.9

23.8

19.3

14.8

14.3

29.0

매출총이익

250,498

263,714

368,021

253,624

325,412

149,195

비중

38.2

40.2

41.5

35.0

31.1

27.0

기업 4

매출액

-

-

1,103,718

481,734

397,956

125,839

비중

-

-

41.4

22.3

14.9

8.9

영업이익

-

-

161,619

-53,504

-63,043

-45,414

비중

-

-

61.8

-35.6

-26.8

-29.9

기업 5

매출액

2,194,799

2,470,940

2,231,694

1,801,376

1,591,245

701,379

비중

39.3

41.2

33.9

25.4

23.6

20.8

영업이익

380,030

439,561

269,321

134,633

-256,382

93,066

비중

59.0

78.4

78.3

61.3

70.7

25.8

기업 6

매출액

1,469,979

1,893,621

2,669,933

2,501,721

1,903,498

-

비중

28.0

36.4

39.4

41.7

28.7

-

매출총이익

123,716

232,954

329,785

351,528

236,056

-

비중

20.0

34.9

41.2

50.8

30.6

-

기업 7

매출액

1,281,744

1,189,703

918,434

1,144,838

1,102,533

542,010

비중

41.7

28.8

22.5

29.1

23.7

20.7

매출총이익

38,825

45,582

30,311

138,002

195,580

121,829

비중

25.9

21.6

14.2

29.2

29.1

36.7

기업 8

매출액

1,556,698

1,696,459

1,826,294

1,825,863

1,700,421

840,184

비중

42.4

48.9

40.4

27.4

27.3

26.0

매출총이익

90,656

135,454

124,320

20,220

73,405

66,874

비중

32.4

54.8

65.3

7.0

26.6

45.9

기업 9

매출액

2,431,281

2,269,422

2,245,144

2,154,172

1,966,427

777,975

비중

76.9

64.3

60.1

54.9

53.7

50.0

영업이익

287,921

239,865

196,866

142,111

73,540

-

비중

76.9

64.3

60.1

54.9

53.7

-

기업 10

매출액

1,023,760

1,107,608

1,435,033

1,778,400

1,665,000

720,100

비중

53.6

58.1

68.8

72.4

67.9

55.0

영업이익

57,908

79,293

87,905

93,100

64,500

-48,800

비중

47.1

54.4

70.2

73.6

66.0

-152.7

주 : 주택부문 : 기업1, 기업3(매출액), 기업4, 기업5, 기업6.

건축부문 : 기업2, 기업3(영업이익), 기업7, 기업8, 기업9, 기업10.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ttp://dart.fss.or.kr/) 참조.



 부동산 PF의 일반적 구조에서, 건설기업들은 시공사로서 사업 시행권 및 수익권이 시공사에게 이전되는 경우 채무를 인수하다는 조건으로 시행사의 PF 대출에 대해 시행사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채무인수약정을 체결하고 지급 보증을 제공한다. 10대 건설사의 경우 2011년 6월말 기준으로 기업에 따라 최저 3000억원에서 최대 3조 3000억원을 초과하는 지급보증을 우발채무로 보유하고 있다. 기존 사업의 완성뿐만 아니라,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신규 사업 물량이 축소됨에 따라 건설사의 채무 보증 규모는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PF 차입형태는 2009년과 2010년 사이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Loan의 비중이 하락하고 ABCP 비중이 상승했다. Loan에 비해 ABCP의 간편한 발행 절차와 낮은 금리 부담을 감안하면, 시공능력 평가 순위 10위 이내 기업들의 경우, 우수한 신용 등급으로 차입 형태를 ABCP 중심으로 전환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Loan은 사업 인허가 지연 혹은 분양 부진 발생시에 금융기관과 시행사가 직접적인 협의를 통해 만기 연장이 이뤄지나 ABCP는 투자자가 자산운용사, 개인 등 불특정 다수로 구성되어 있어 차환 발행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환 리스크(Refinancing Risk)가 높기 때문에 ABCP 중심으로 차입 형태가 전환되는 것은 PF 우발채무 위험성을 높이는 결과를 내포한다. PF 대출이 사업승인 이전 단계에서 토지 매입 등 초기 사업비 마련을 위해 진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ABCP 중심으로 차입 형태가 전환되는 것은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의 리파이낸싱 리스크의 대폭 증가를 의미한다.

< 표 > 10대 건설기업이 시공사로서 시행사를 위해 보증을 제공한 PF 잔액

(단위: 백만원)

 

구분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6

기업 1

합계

-

-

4,271,816

3,091,348

2,513,822

2,527,259

ABS

-

-

-

-

-

-

ABCP

-

-

1,071,376

859,600

1,093,600

1,230,500

Loan

-

-

3,200,440

2,231,748

1,420,222

1,296,759

기업 2

합계

-

-

3,106,480

3,413,873

3,109,181

1,592,000

ABS

-

-

320,000

180

-

-

ABCP

-

-

1,255,500

1,430,600

1,850,600

1,364,000

Loan

-

-

1,530,980

1,803,273

1,258,581

228,000

기업 3

합계

-

-

1,522,300

1,951,508

1,756,122

1,872,369

ABS

-

-

-

-

-

-

ABCP

-

-

272,000

212,000

377,600

714,500

Loan

-

-

1,250,300

1,739,508

1,378,522

1,157,869

기업 4

합계

-

-

992,430

794,405

589,110

371,228

ABS

-

-

-

-

-

-

ABCP

-

-

-

160,000

272,100

301,100

Loan

-

-

992,430

634,405

317,010

70,128

기업 5

합계

2,128,115

2,378,474

3,862,564

4,367,886

3,850,656

3,357,353

ABS

-

-

15,000

460,000

340,000

-

ABCP

-

-

1,234,200

1,470,800

2,009,400

1,985,100

Loan

-

-

2,613,364

2,437,086

1,501,256

1,372,253

기업 6

합계

995,700

983,675

468,494

1,426,134

1,294,240

1,464,228

ABS

-

-

-

-

180,000

180,000

ABCP

-

-

-

-

-

-

Loan

-

-

468,494

1,426,134

1,114,240

1,282,228

기업 7

합계

1,727,845

1,861,255

1,630,800

2,847,093

2,561,580

1,966,570

ABS

-

-

60,000

-

-

-

ABCP

-

-

297,400

1,033,740

1,322,540

969,740

Loan

-

-

1,273,400

1,813,353

1,239,040

996,830

기업 8

합계

-

-

1,444,800

1,188,693

1,366,937

1,510,580

ABS

-

-

124,000

-

-

-

ABCP

-

-

579,600

500,863

718,765

872,750

Loan

-

-

741,200

687,830

648,172

637,830

기업 9

합계

-

-

880,347

2,116,019

2,309,968

2,596,943

ABS

-

-

-

-

-

-

ABCP

-

-

304,100

1,176,200

1,454,830

1,774,837

Loan

-

-

576,247

939,819

855,138

822,106

기업 10

합계

20,300

1,613,107

2,016,212

1,962,052

1,454,865

1,313,000

ABS

-

-

140,000

140,000

-

-

ABCP

-

-

470,300

687,200

554,500

676,500

Loan

-

-

1,405,912

1,134,852

900,365

636,500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ttp://dart.fss.or.kr/) 참조.



 부동산개발 프로젝트가 파산하는 경우, 시공사로서 시행사의 PF 대출에 대해 제공한 채무 보증은 건설업체의 부채로 전환되어 해당 건설기업의 부채가 증가한다. 금융위기로 인한 건설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하락과 함께, 우발채무의 현실화는 기업의 재무제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건설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신용등급 하락을 경험하였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금융기관이나 금융시장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데 추가적인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기업들은 추가 비용을 축소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확충하였고 그 결과, 이전 신용등급을 회복하였다. 부채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자본금의 증액도 이뤄져 부채 비율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 표 > 10대 건설기업의 신용등급 변동 추이

 

구분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6

기업 1

회사채

AA-

AA-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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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어음

A1

A1

A2+

A1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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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2

회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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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A+

A+

AA-

기업어음

A1

A1

A2+

A2+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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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3

회사채

A-

A

A+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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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기업어음

A2-

A2

A2+

A2+

A1

A1

기업 4

회사채

A+

A+

A+

A+

A+

A+

기업어음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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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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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기업 5

회사채

A

A

A-

A-

A

A

기업어음

A2

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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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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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6

회사채

A1

A1

A1

A1

A1

A1

기업어음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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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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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7

회사채

BBB+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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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A

기업어음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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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8

회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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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어음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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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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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9

회사채

A+

A+

A+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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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업어음

A1

A1

A2+

A2+

A2+

A2+

기업 10

회사채

BBB0

BBB+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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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어음

A3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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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ttp://dart.fss.or.kr/) 참조.



 결국 부동산경기의 회복 없이는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와 그로 인한 건설기업들의 위기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현재 가계부채의 규모를 감안할 때 경기회복이 수요자인 가계의 부채 증가를 의미하는 현행 주택시장의 구조개선 없이는 현재 침체 국면을 벗어날 가능성은 낮다.

 주택 구입으로 발생한 가계의 부채는 구입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상환이 가능하다. 이러한 가계부채 상환 방법은 가계부채의 지속적인 증가와 이에 상응하는 금융기관의 지속적인 신용 공급을 내포한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 공급이 위축됨에 따라 금융기관은 디레버리지(Deleverage)를 이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더불어, 가계부채의 수준과 주택시장의 침체상태를 감안할 때 가계부채의 지속적인 증가를 통한 주택시장의 활성화는 작동되기 어려울 것이다.

 2010년말 가계부채(소규모 개인기업 및 민간 비영리단체 포함)규모는 846.9조원으로 이는 GDP의 73%, 가계 가처분소득의 132% 수준이다. 이는 OECD 회원국의 GDP대비 평균(2009년 기준) 비율 74%에 근접한 수준인데 OECD 평균보다 높은 가계부채/GDP 비율을 가진 12개 국 중에서 미국, 영국, 스페인,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5개국에서 가계부채로부터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이들 중 일부에서 국가 채무 상환 능력 위기로 진화했다. 

 가계 신용은 세계적인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2007년 이후 전년 대비 8% 이상 증가했고, 특히 2009년에는 13.3%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률은 소득의 증가율을 초과하고 있어 소득의 증가를 통한 가계부채 문제의 자연스러운 해결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계부채는 2010년말 대비 2011년 상반기에만 3.5% 증가하는 등 그 상승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2010년말 대비 2011년 상반기에 각각 3.8%와 6.0% 상승했는데, 이는 2008년, 2009년, 2010년의 전년 대비 상승률에 비해 하락하였으나 여전히 높은 상승 추세이다.

 게다가 연령별 인구구조, 저임금과 유연성이 강조되는 고용시장 구조 등을 감안할 때 주택 수요 기반은 취약하기 때문에 구조 변화 없는 주택시장의 활성화는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주축이 되어, 금융기관 규제 강화와 부동산 개발사업 참여자간 위험 분담 구조 개선 등 공급 측면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위기의 성격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의 증가를 수반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소득흐름에 기반하는 수요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주택시장이 전환되지 않으면, 현행 부동산개발사업과 부동산 PF는 더 이상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빈재익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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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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