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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차량 이용한 국토모니터링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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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11-12 06:00:18   폰트크기 변경      
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우리나라는 전체 국토의 70%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굳는 힘이 약한 모래흙으로 이루어진 땅이 많기 때문이 산사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산사태 위험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980년대에 산사태 발생이 연간 약 231ha에서 2000년대에 들어서는 약 712ha로 3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이런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차량을 이용한 국토모니터링 시스템(ArcSAR) 은 지반의 미세한 변위까지 정밀하게 측정이 가능해 사면 붕괴에 따른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다.

 △산사태, 발생전 예측 필수

 여름철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 발생 사고는 어느새 특별한 뉴스가 아닌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 되었다. 산지가 많은데다 땅이 모래흙인 곳이 많기 때문에 다소 강한 충격을 받으면 어김없이 산사태가 발생한다. 마을이 없는 지역은 그나마 피해가 덜하지만 산사태 취약지역에 사는 주민은 여전히 많다. 따라서 산사태 발생 후 대처보다 발생 전에 대비하고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SAR 시스템은 이런 지반 변화로 인한 재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합성 개구 레이더(Synthetic Aperture Radar)의 약자를 뜻하는 SAR은 항공기나 인공위성으로 광범위한 지역을 관측한 레이더정보를 수학적으로 재구성해 영상화한 기술을 말한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향해 전자파 펄스를 발사해 반사파를 얻음으로써 지면의 높낮이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SAR 시스템 앞에 지상(Ground-Based)이라는 의미가 붙은 지상 SAR 시스템은 지상에 레일을 만들어 안테나를 이동시켜 지형 변화를 관측한다.

 △원형레일과 차량 탑재로 단점 극복

 지상 SAR 시스템은 SAR 시스템에 비해 편리하게 운용될 수 있다는 것과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SAR 시스템에 반드시 필요한 레일을 지상에 설치하는 데에 많은 비용이 들고 레일의 운반 또한 어려워 현장 적용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영상영역을 확장하고 해상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원형레일을 기반으로 하는 SAR 시스템인 ArcSAR 시스템을 개발했다.

 ArcSAR 시스템은 모터의 회전 동력을 벨트를 이용해 회전 구동부에 전달해 구동 모터의 회전수를 통해 안테나 위치를 제어한다. 안테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지 않으면 오차가 발생하므로 자력 엔코더(Magnetic Encoder)가 실시간으로 측정한 안테나 위치값을 피드백하여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함께 개발했다.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 오차 값이 2.262㎜에서 0.324㎜로 줄어 정확도가 약 7배 향상됐다.

 또한 이런 ArcSAR 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해 이동성을 확보했다. 기존 SAR 시스템의 단점이었던 시설 설치와 레일 운반의 어려움을 모두 해결한 것이다. 차량 탑재형 ArcSAR 시스템은 어떠한 장비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효율적으로 재난 재해를 예방할 수 있어 향후 실용화 단계에 이르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밀 관측으로 재난재해 피해 예방

 ArcSAR 시스템은 갈수록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ArcSAR 시스템을 지하자원 탐사에 활용할 수 있다. 지표의 형상은 지층의 모양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향후 땅 속 자원 또는 지질 탐사 지역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ArcSAR 시스템의 활용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재해로 인한 피해 예방이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자연재해나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 온실가스 처리 관련 시설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지반이나 시설물의 미세변위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유럽 유럽우편전기통신주관청회의(CEPT) 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 유럽 지상 SAR 시스템 시장규모는 지반과 시설물 시장을 합해 총 12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ArcSAR 시스템을 활용하면 산사면의 변위를 측정해 산사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으며 댐이나 도로사면의 지반 변위도 측정 가능하다. 또한 핵폐기물 처분시설이나 원자력발전소 지반의 모니터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만에 하나 사고가 난다고 하면 인적, 물적 피해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중요성이 확대될 이산화탄소 처리시설의 지반 변위 역시 ArcSAR 시스템으로 정밀하게 관측하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일어날지 모르는 피해를 대비할 수 있다. 또한 LNG가스저장시설이나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과 같은 연안 대규모 구조물과 매립지 지반침하, 도로 인공사면 역시 반드시 모니터링이 필요한 장소이다. ArcSAR 시스템을 활용하면 1㎜ 이하 미세한 변화까지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시스템이 실용화되면 관리 비용 절감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ArcSAR 시스템과 관련한 기술은 레이더, 고해상도 영상 획득, 극좌표 영상화 방법 등 이미 3가지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앞으로 재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역할은 물론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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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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