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도 마찬가지다. 시·도를 잇는 고속도로나 고속철도, 항공 등 인프라도 산업과 국민 생활에 있어 중요하다. 지역의 대중교통 및 도로 여건이나 근린공원, 체육시설 등 생활과 직결된 지역의 인프라가 보다 직접적으로 국민의 생활에 영향을 주며 실질적인 행복의 요건이 된다.
또 세월호 참사 등 연이은 사건·사고로 인해 국민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어 안전 인프라의 확충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우리나라의 대표 도시인 만큼 서울시의 도시 경쟁력과 도시안전 수준은 우리나라의 도시안전과 경쟁력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서울시의 단·장기적인 인프라 투자 정책의 수립과 실행이 보다 제대로 구축돼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시 도시안전 수준
2008년에서 2012년까지 지난 5년간 서울시 내에서 발생한 재난 및 사건·사고는 연평균 6만1000여건에 이르고 있으며, 2012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발생한 재난 및 사건사고건수 30만3707건의 19.9%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지난 5년간 6만1000여명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12년 기준으로 전체 서울시에서 발생한 재난사고 중에서 도로교통 및 철도, 추락·붕괴 등 생활 인프라 및 가스, 전기 등 도시기반시설, 수난사고 순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외 도시들과의 비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미국 경영 컨설팅업체에서 매년 223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2014년 삶의 질 조사에서 서울은 7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개인의 안전도 부문에서는 50위권 밖이다. 개인의 안전도 부문에서 싱가포르가 8위, 오만 무스타드가 29위, 고베 31위, 동경 31위, 오사카 31위, 홍콩 38위 등 아시아권 주요 경쟁도시들이 50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중앙 선데이>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공동 기획한 ‘전국지자체 평가’에서 전국 16개 광역 지방 자치단체 중 서울시는 치안 및 사회질서 유지 부문 만족도에서 9위, 소방 방재서비스 부문 만족도에서 8위에 그쳤다. 특히, 서울시 강남구와 서초구는 기초지방자치단체별 순위에서 소방·방재서비스 부문 만족도에서 각각 155위와 173위, 치안 및 사회질서 부문 만족에서는 48위와 14위를 각각 기록했다. 아울러 주거상태, 보육여건, 교육여건 만족도도 각각 15위, 15위 그리고 11위로 하위권이다.
△서울시민의 정책 우선순위와 인프라 현주소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13년 서울시민 2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서울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정책은 물가안정, 경제성장과 일자리창출, 주택가격 안정 순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현재 정책 중 저조한 순으로 물가안정,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주택가격 안정 등을 지적했다. 특히, 경제 진흥, 교통문제해결, 지역개발사업 추진, 실업문제 해결 그리고 서민주거안정 문제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결국, 서울시민들은 경제적인 안정과 생활 인프라 확충에 대한 정책적 수요가 많은 반면, 이러한 정책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서울시 정책의 현실이다.
서울시는 1966년 이래 지난 50년 동안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도시발전모델을 수립, 실천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발전모델들은 도시에 거주하는 도시민의 생활, 안전, 생계에 대한 선명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왔다. 서울시민의 삶과 유리된 도시 브랜딩·마케팅에 그치는 계획으로 말미암아 서울시민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인프라 확충이 도시기본계획 내의 별개의 정책목표로 제시됨으로써 도시발전모델과 연계된 인프라 지원방향이 마련되지 못했다.
이러한 서울시 인프라 투자의 축소는 그대로 인프라 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의 1인당 도로연장은 세계 주요 14개 도시 중 14위, 시내 차량 평균 속도도 14위로 꼴찌로 나타나고 있으며, 대중교통 환경도 열악해 인구 100만명당 지하철 연장은 12개 도시 중 8위이며, 세계 주요 13개 도시 중 가장 긴 통근시간을 가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1, 2호선 및 한강 교량(30년 이상 된 교량 전체 40%) 등 인프라의 노후화가 심해지고 있으며, 각종 생활권 공원, 주택보급률 등 생활인프라의 지역 간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세계 13개 주요 도시 중 영화관, 미술관, 국공립 도서관 수도 모두 9위에 머무를 정도로 여가 및 문화시설도 부족하다. 공원 및 주차장 등 생활편의시설도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 못하다.
△세계 주요도시의 인프라 정책
서울시와는 달리 뉴욕, 싱가포르, 도쿄 등 세계 주요도시들은 도시의 발전모델 수립 시 인프라 투자를 중요한 정책목표로 고려하고 있다. 이들 도시는 공통으로 일자리 창출, 경제발전 등 도시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면서 이를 위한 전략으로서 인프라 확충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특히, 노후 인프라의 업그레이드, 도심 재개발 및 재정비 등이 활발하며, 이 과정에서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적극 유도하며, 장기 전략하에 시민의 삶과 밀접한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뉴욕의 경우 주택건설, 대중교통 확충, 공원 확충, 상하수도 개보수, 에너지 공급시설 확충, 교통시설 업그레이드 등 시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도심 재개발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지난 2012년부터 ‘컨셉트 플랜 2013’을 통해 일자리와 비즈니스 기회 제공을 위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철도 및 도로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마리나 베이(Marina Bay) 등 대규모 복합 도시개발을 통해 도시의 미래 발전 구상을 실천하고 있다.
도쿄는 중장기 비전인 ‘2020년의 도쿄’를 2011년 12월에 채택해 노후화 건물, 공장 및 청사 이전 등으로 인한 도심재개발 활성화 및 고도 성장기에 건설된 인프라의 갱신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민간-공공의 협력 프로젝트, 교차로와 공원 또는 방재와 공원 등 다양한 기능의 복합 프로젝트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인프라 투자 정책
서울시의 인프라 관련 투자는 2009년 이래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으로 도로·교통, 환경·공원, 주택·도시관리 등 인프라 관련 투자는 2007년 49.0%에서 25.2%로 축소되었다. 또한, 도시안전 관련한 예산도 일정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사회복지 관련 투자는 19.7%에서 46.4%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13년 현재, 서울시의 다년도 계약에 의한 건설공사 3666건 중 35.3%인 1294건이 공기지연 중에 있다.
도로사업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투자가 축소된 이후 다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2009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14년 현재 추진 중인 주요 도로사업 23개 사업 중 70%인 16개 사업이 공기지연 중이며, 이 중 12개 사업이 예산 배정 미흡에 따른 지연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원녹지부문 투자도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바, 2014년 공원 및 녹지 조성을 위한 서울시의 투자 규모는 2009년 대비 1/3 수준으로 급감하였고, 2009년에서 2014년 사이 연평균 18.5%씩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도시안전과 관련된 수해방지시설, 도시시설물 안전관리시설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나, 실질적인 방재시설 투자는 미흡한 상황이다. 재난취약지구 및 저소득층 밀집지역 안전강화 및 도로시설물 안전관리 투자는 2012년까지 지속 축소되다가 2013년 다소 증가하였으나, 2014년 다시 축소되고 있다. 특히 재난취약시설 및 저소득층 밀집지역 생활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는 2011년 6억원, 2012년 46억원, 2013년 36억원 등 양적으로 극히 미흡한 상황이다.
산업경제, 문화·관광·체육 부문에 대한 투자는 일정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시설 관련 투자는 전체 투자의 각각 25%와 35% 수준으로 분석됐으며, 주택부문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공공임대 주택 공급을 위한 충분한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 정책과제
단기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인프라 사업들에 적정 예산을 배정함으로써 당초 계획된 인프라 공급 목표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인프라 투자는 필수적이다. 만성적인 인프라 사업들의 공기지연은 서울시민의 불편을 가중시키며, 적기 준공에 따른 사회적 편익의 지연 등의 사회적 비용과 공기지연에 따른 간접비 보상 등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어 예산의 낭비를 발생시킨다.
중장기적으로는 도시경쟁력 강화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프라 투자의 목표 및 방향을 명확히 수립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중장기 전략적 접근이란, 전략적 접근 하에 선택과 집중, 양적 확충과 질적 개선 병행, 삶의 질과 시민들의 행복제고에 초점, 도시안전 등 사회적 니즈에 부합, 미래 성장에의 기여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서울시의 향후 인프라 투자 정책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활밀착형 인프라 시설의 조기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상습정체 도로구간 교통난 해소, 골목도로 정비,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확충이 필요하며, 학교시설 및 노인복지시설 복합화, 보육시설 및 아동·청소년 복지시설 확충, 공공임대 비즈니스 지원 단지 및 지역밀착형 청년 인큐베이터 공급이 필요하다.
둘째, 기존 인프라의 업그레이드 및 도시 안전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노후화된 인프라 즉, 1·2호선 전철 및 철도 구간의 지하화를 통한 공간 재창조, 노후주택 정비, 터널, 교량 및 도로시설 등 노후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며, 근본적인 도시안전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를 위해 도심지 방수로 건설, 빗물펌프장 및 빗물저류조 등 빗물처리시설의 양적 확대, 방재 및 재난대비 공간 확보 등이 필요하다.
셋째, 미래 변화를 준비하는 효율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유휴부지의 복합개발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부지 등의 개발과 관광·문화, 산업·경제 분야의 인프라 확충에도 민간자본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도시발전모델로서의 도시재생사업 활성화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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