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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서민 주거안정ㆍ건설 글로벌화 이끌 모듈러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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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2-21 16:15:29   폰트크기 변경      



 오는 2035년에 국내의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5%를 차지할 것이란 게 통계청 관측이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도 2000년에 7%를 넘어 이미 고령화사회이고 2018년과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각각 14%와 20%를 초과해 고령사회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향후 주택공급 정책을, 1∼2인 가구 수요를 충족할 소형주택으로 돌려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다시 불거진 수도권 전세난과 이로 인한 주택가격 불안의 이면에도 폭증하는 중소형 주택 수요가 자리하긴 마찬가지다.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 등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거복지’에 초점을 맞춘 ‘주거기본법’을 제정해 오는 23일 시행에 들어간다. 이는 주택정책의 패러다임 자체가 기존 주택법 하의 공급 확대에서 주거복지로 바뀐다는 의미다. 주거복지를 실현할 기초는 정책ㆍ제도다. 그러나 이를 실현할 핵심 수단으로 기술을 빼놓을 수 없다.

   모듈러 건축 기술도 그중 하나다. 모듈러 건축은 주택의 85% 이상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하므로 원룸형 임대ㆍ분양주택은 물론 최근 문제로 대두된 대학생 기숙사나 호텔, 병원 등 다양한 건축물을 싼값에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건설업계로선 ‘3D 업종’이란 오명의 진원지였던 현장생산 체계를 공장생산 방식으로 다각화해 정밀 제작 기술과 시스템을 장착한 새 산업으로 도약할 계기이자,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기회이다.

 

   
<수요자 맞춤형 개발과제의 연구배경>
   
<모듈러주택 3대 실증의 주요 내용>


 국내외 기술ㆍ상품 어디까지 왔나

 모듈러 주택은 현장에서 100% 시공하는 기존 주택과 달리 다수의 입방체로 구성된 구조체의 내부에 각종 내장재, 기계설비, 전기배선 등을 사전에 시공한 후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상품이다. 다세대ㆍ다가구ㆍ연립주택 등의 저층 고밀형과 아파트형으로 나뉜다. 구조체와 내ㆍ외장, 설비 등이 건식화, 부품화돼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보수와 증개축이 쉽고 신속히 공급할 수 있다.

 국내에서 연구개발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0년이지만 현장에 도입된 것은 7∼8년 전이다. 주로 3층 이하의 병영시설, 기숙사 등 저층시설에 한정됐다. 중층 이상의 모듈러 공동주택 개발 작업은 국토교통부가 2013년 12월 ‘수요자 맞춤형 조립식 주택기술 개발 및 실증단지 구축’이란 국가 R&D사업을 발주하면서 본격화됐다. 그 일환으로 내년 수서와 가양지역에 5층짜리 74가구의 조립식 공공임대 실증단지를 건립해 경제성, 시공성, 기술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실증단지의 경제성 목표는 공동주택 기본형 건축비와 비교해 30% 이상 높은 현 공사비 수준을 기본형 건축비의 110%로 낮추는 1차 목표와 90%로 낮추는 최종 목표로 나뉜다. 시공성 부문의 지향점은 기존 공동주택보다 공기를 절반 정도 단축하는 쪽이며,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모듈러 주택의 3대 취약점인 내화, 구조 안전, 차음 성능을 확보하는 게 기술적 목표다. 12∼15층 규모의 중층 모듈러 공동주택 실증사업도 2018년부터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Atlantic B2 Project in New York(소스 : Shop Architects)>


 해외 선진국은 기술개발 시기와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 주요 국가들이 전후 재건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모듈러 건축 기법은 최근 다시 각광받고 있다. 기능인력 부족, 노무비 상승, 기후변화, 공기 지연 등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인정받은 덕분이다. 특히 오랜 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층화 경향이 뚜렷하다. 영국은 2009년에 이미 25층 규모의 모듈러 기숙사를 울버햄튼에 건립했고 미국도 뉴욕에 32층 규모의 임대형 모듈러 공동주택인 ‘애틀란틱 B2’를 건설한 데 이어 10년 이내에 100층 건물까지 짓겠다는 구상이다.

   
<영국 Wolverhampton 기숙사(25층)>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거비를 자랑하는 뉴욕시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뉴욕의 대표 모듈러 주택 프로젝트는 20㎡ 규모의 초소형 아파트 사업인 ‘마이 마이크로 뉴욕(또는 마이크로 하우스)’과 서민들을 위한 ‘Affordable Housing’ 정책으로 나뉜다. 맨해튼의 9층 높이 건축물인 마이크로 하우스는 초소형 주택임에도 부엌, 욕실을 갖추고 수평ㆍ수직 공간을 활용해 수납공간까지 극대화해 소비자 눈높이에 맞췄다. 현행 규정상 40㎡인 아파트 최소면적 기준의 예외를 인정하는 등 시 차원의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시민들도 만성적 임대주택 문제를 풀 대안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모듈러 건축 활성화 대안은

 대도시 내 1∼2인 가구의 주거안정 대책이 시급한 우리나라 역시 뉴욕의 마이크로 하우스 공급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선진국형 고층 모듈러 건축기술까지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현장 건설 방식을 모태로 한 기존의 건축법과 공동주택 관련법의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주거성능을 만족시키면서도 안전한 고층화를 실현할 기술 개발까지 병행해야 한다. BIM(빌딩정보모델링) 기법도 접목해 모듈의 설계, 제작, 운반, 시공, 유지관리 등 생애주기 차원의 BIM 통합설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관련 기술 선진화를 견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 하중 조건에 특화된 모듈러 건축구조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는 국가 R&D 과제로 전담 연구단이 출범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모듈러 공동주택의 중고층화 역시 우리 현실에 맞는 시스템 개발이 우선이다. 일례로 우리 주거문화를 대표하는 난방 시스템인 온돌의 경우 모듈러 주택의 중량을 늘리는 요인이다. 층간소음 규정 탓에 슬래브 두께를 라멘식은 150㎜ 이상, 벽식은 210㎜ 이상으로 콘크리트 타설토록 된 탓에 우리나라 모듈의 단위 중량이 세계 어느 나라의 제품보다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내화구조 기준도 아직 사양설계에 머물 뿐 아니라 외국에 비해 내화시간 요구치가 필요 이상으로 길어 성능설계법 도입이 필수적이다. 또한 모듈을 건축물이 아니라 하나의 부품으로 보는 현행 발주ㆍ입찰 제도 등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국내에서 모듈러 공동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려면 정책ㆍ제도 전반에 걸친 정비가 전제조건인 이유도 다르지 않다.

   
<가양 및 수서지역의 모듈라 공공임대주택의 공급계획 및 개요>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할 중고층 모듈러 건축의 구조형식 안전성 검증과 고유의 구조 시스템 개발도 필수다. 단위 모듈을 주요 구조로 구성한 후 이를 상하ㆍ좌우로 연결해 건축물을 구성하는 모듈러 기술 특성상 부재 간 접합 방식, 모듈 간 접합 방식, 기초 형식, 횡력 저항구조와의 긴결 방식, 접합부 상세 등이 안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일 뿐 아니라 관련 기술 유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탓에 핵심기술 접근이 가장 힘든 쪽도 구조 시스템이다. 더불어 모듈의 양중기술 및 치구의 개발도 병행돼야 한다.

 정부와 관련기관, 민간업계가 동참해 2021년 9월까지 각종 기술과 제도적 과제를 발굴해 실제 정책과 현장에 전파할 ‘모듈러 건축의 중고층화 및 생산성 향상 연구단’이 그 구심점이다. 모듈러 건축의 고층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제도 정비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공장생산 방식(Offsite)을 병용할 건설산업으로선 기존의 재래식 생산체계에서 벗어나 미래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고 미래 인구구성 변화 및 1~2인 가구의 폭발적 증대에 대응한 주거복지 선진화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산하 건축도시연구소

 정리=김국진 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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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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