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실적이 올해 들어 벌써 1000억달러를 넘었다.
불과 석달 만에 지난해 세운 연간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14일(현지시간) 딜로직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기업 M&A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1020억달러(약 121조원)로, 지난해 전체 금액인 1060억 달러에 육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의 성장 둔화기를 맞아 부채를 쌓아가며 공격적으로 해외 자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안방보험 컨소시엄이 쉐라톤호텔 체인 등을 보유한 스타우드 호텔&리조트를 130억달러에 사겠다고 이날 제안한 것이 중국 기업의 ‘먹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스타우드는 이미 메리어트호텔이 인수하기로 돼 있는데 안방보험이 뒤늦게 뛰어든 것이다.
안방보험은 이틀 전에는 미국 스트래티직 호텔&리조트를 6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뉴욕의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20억달러)을 포함해 1년반 동안 230억달러 규모의 해외 M&A를 발표했다.
이달 초에는 중국 최고 부자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의 주인이 됐다. 완다가 2012년 사들인 미국 AMC 엔터테인먼트가 라이벌 카마이크를 1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해서다.
완다는 지난 1월에는 ‘인셉션’, ‘다크나이트 라이즈’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달러에 사기로 합의했다.
중국의 국유기업 켐차이나(Chemchina·중국화공)는 지난달 스위스 종자 기업 신젠타를 46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이는 중국 기업의 해외 M&A 사상 최대 규모다.
올 초에는 하이얼이 미국 제네럴일렉트릭(GE) 가전부문을 54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중국 기업은 자국 경기 둔화로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선진기술과 글로벌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위안화 약세로 자산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해외자산 취득 수요도 급증했으며 정부도 해외 투자를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자금 차입으로 재무구조가 약화하고 은행의 부실여신이 늘어날 수 있다고 최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