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3년 만에 국제 채권 시장에 복귀한다. 그리스 재무부는 성명을 내고 “오는 25일 5년물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국제 은행 6곳과 계약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 채권 발행은 2019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소유자들이 갖고 있는 채권을 현금 또는 새로운 채권으로 전환해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정부와 계약한 은행은 BNP파리바,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행되는 채권의 결제일은 내달 1일이다.
그리스는 이로써 2014년 여름에 5년물 국채를 발행한 이후 약 3년 만에 국제 채권 시장에 돌아오게 됐다. 내년 8월이면 3차 구제금융을 마무리 짓는 그리스 정부는 채권 시장 복귀를 계기로 오랜 긴축과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제 회복 노력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무분별한 복지 혜택 등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몰리며 제대로 국채 발행을 할 수 없게 된 그리스는 2010년부터 3차례에 걸쳐 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아 연명하고 있다. 그리스는 그 대가로 공공과 민간을 망라한 전 부문에 걸쳐 8년째 고통스러운 개혁과 긴축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국채 발행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이 수개월간 끌어온 그리스 구제금융 추가 분할금 지급방안에 지난 중순 합의함에 따라 그리스 채무 위기를 둘러싼 불안감이 해소된 직후 이뤄지는 것이다.
유럽연합(EU)과 함께 그리스 채권단의 또 다른 축이지만 그리스 채무의 지속불가능성을 우려하며 3차 구제금융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20일 그리스에 18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승인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그리스의 추가긴축 노력과 올해 그리스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을 바탕으로 지난 21일 그리스의 경제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그리스는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의 175%에 달할 만큼 막대한 국가부채를 안고 있으나, 최근 몇 년 동안의 긴축정책 덕분에 예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되고, 경제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