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을 지명한다고 30일 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경제 및 금융전문 방송채널인 CNBC는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준 통화정책회의를 지켜본 뒤 내달 초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하루 전날 지명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현재까지의 기류로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가 차기 의장에 낙점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도 이 사안을 잘 아는 2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파월 이사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 내달 2일 발표될 것이라고 각각 전했다.
대형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출신인 파월 이사는 규제 완화에 찬성하는 친(親)시장적 인사로 옐런과 같은 ‘비둘기파’로 분류돼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안전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그는 연준 내 유일한 공화당 인사이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과정에 대해 잘 아는 한 인사는 “안전한 선택”이라고 부르며 “전형적인 인물들로 정부 인사를 채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변덕스러운 의사결정으로 악명높지만 중요한 인사에 있어서는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WP 역시 그의 지명이 연준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전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이사가 연준 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금융기관 규제 완화 정책을 검토하며 함께 일했던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이 그를 강하게 밀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파월 이사의 지명은 더 큰 변화를 기대했던 공화당 보수파로부터 저항에 부딪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보수파들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를 선호했다.
월가는 파월 이사가 지명돼 상원 은행위와 전체회의 인준을 통과해 취임한다면 연준의 금리정책과 보유자산 축소 문제에서 재닛 옐런 현 의장과의 연속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을 비판해온 ‘매파’로 분류되는 테일러 교수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되면 기준금리 인상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