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이달 한때 10%를 웃도는 하락을 기록하며 출렁이자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기회로 적극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6일(현지시간) 시장정보 제공업체인 트림탭스를 인용, 2월 들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금액 기준으로 총 1134억달러(약 121조6215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5년 4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는 509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일반 투자자들이 그동안 너무 오른 주가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우려, 주식을 내다 팔면서 시장이 크게 출렁였지만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더 큰 폭의 하락을 막는 데 역할을 한 것이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혜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림탭스의 데이비드 산츠치 유동성 담당 국장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가 일반 가계보다 기업주들이나 주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하나의 신호”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 유통량을 줄여 주가를 상승시키고 특히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주주들에게 이익이 환원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전년보다 23% 증가한 6500억달러에 이르고, 주주 배당금도 12% 증가한 51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금과 단기채권 형태로 1160억달러(약 125조원)의 ‘실탄’을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도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 자사주 매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CNBC는 그러나 1월 시간당 임금이 2.9% 인상됐다면서 감세 혜택이 기업주나 주주들에게만 더 많이 돌아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기업들이 감세 혜택에 따른 실탄으로 인수·합병이 16% 증가한 3600억달러, 투자지출(CAPEX)은 11% 증가한 6900억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세 혜택이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