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불패신화를 써온 이른바 ‘팡(FAANG) 주식’의 가치가 무려 3분의1 정도 증발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팡 주식’이란 페이스북(F), 애플(A), 아마존(A), 넷플릭스(N), 구글(G)을 지칭한다. 구글은 모기업 알파벳이 상장돼 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증시 매체 ‘베어 트랩스 리포트’의 래리 맥도널드 편집인은 최근 이 방송 프로그램 ‘트레이딩 네이션’에 출연해 “월스트리트의 크라운 주얼(가장 가치있는 자산)이 최근 빛을 잃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페이스북이 지난 26일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18.96% 급락하면서 하루에 1197억달러(약 134조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간 것과 이어 28일 트위터가 사용자 감소 발표와 함께 주가가 20.54% 폭락해 시가총액이 70억달러(7조8000억원) 증발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는 팡 주식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우량주로 꼽힌다.
최근 페이스북·트위터의 주가 폭락은 하루 낙폭으로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당시의 기술주 폭락 사태보다 더 급격한 것이어서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맥도널드 편집인은 팡 주식이 최근 모두 합쳐 1850억달러 가까이 시가총액이 날아갔다면서 이번 주에도 매도세가 강한 흐름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31일 저녁 애플의 2분기 실적발표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올해 시장의 가장 뜨거운 영역에서는 잠시 물러서 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맥도널드는 “발을 빼고 싶은 주식들이 있다”면서 “팡 주식이 잠재적으로 30∼40%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조짐이 있다”고 내다봤다.
팡 주식이 30% 정도 빠진다면 애플, 알파벳(구글)도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CNBC는 풀이했다.
페이스북은 52주 연속 최고치에서 정점을 찍은 뒤 이미 20% 넘게 빠졌다. 미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는 전반적으로 약세장에 가깝다. 아마존이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언제 기세가 꺾일지 모른다고 맥도널드는 예측했다.
애플은 미국 증시 S&P 500 ETF 지수의 약 4%를 점하고, 알파벳과 페이스북이 합쳐서 5%, 아마존이 3%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팡 주식은 미 증시 상장 ETF 추천종목인 파워셰어 QQQ트러스트시리즈(QQQ)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앞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소셜미디어 고공주(株)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들이 광고를 위해 자극적이고 사람들의 입에 더 많이 회자하는 이슈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는 사용자들을 위한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