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춘천∼속초간 동서고속화철도를 미시령 터널 하부 통과 노선으로 건설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단계인 동서고속화철도는 환경부가 설악산 국립공원 보호를 이유로 설악산을 관통하는 노선을 우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진행이 멈춰선 상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지난 21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미시령 터널 하부통과 노선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고 24일 밝혔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춘천에서 화천, 양구, 인제, 백담을 거쳐 속초를 연결하는 92.5㎞ 길이의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총 2조631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6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다음해부터 전략영향평가 협의에 들어갔지만 설악산 국립공원 통과노선과 우회노선을 두고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토부는 기존 설악산 관통 노선 대신 지난해 11월 국도 56호 미시령터널 하부를 통과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해 환경부에 협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난 18일 설악산 우회노선을 추가 검토해 달라며 다시 사업계획 변경을 요구했다.
환경부는 동해북부선(강릉~제진)과 경강선(서울~강릉)을 연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부의 요구는 강원 북부 지역의 균형개발을 고려하지 않은 대안으로 2016년 예비타당성 검토과정에서 이미 폐기된 사안이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 의원은 “미시령터널 지하 110m 깊이로 제2의 터널을 개설하면 설악산 국립공원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것은 13년 동안의 미시령터널 운영과정에서 이미 입증됐다”면서 “환경부는 도로는 되고 철도는 안 된다는 자기모순에서 벗어나서, 설악산 국립공원의 훼손 우려가 없는 미시령터널 하부통과 방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