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50바퀴 거리·16년간 사용
기존 제품보다 수명 ‘8배’ 길어
“주문만 하면 바로 생산도 가능”
실현성 입증 땐 기념비적 사건
지구를 50바퀴나 돌 수 있을 정도로 수명이 긴 전기차 배터리가 중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의 전기차 배터리보다 무려 8배 이상 긴 수명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의 쩡위췬(52) 회장은 8일 닝더 본사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16년간 사용 가능하고 200만㎞를 달릴 수 있는 수명의 배터리를 언제든지 생산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8년에 24만㎞ 정도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벤츠, 아우디, 포르쉐, 도요타 등을 고객으로 확보한 CATL은 한국의 LG화학, 일본의 파나소닉 등과 함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수위를 다투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의 연장은 업계의 기념비적 사건이며 앞으로 전기차 생산 비용을 낮춰 산업 발전에 기여할 촉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쩡 회장은 “주문만 하면 바로 생산할 수 있으며 기존 제품보다 10% 이상 비싸다”면서도 장기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배터리의 짧은 수명은 고객들이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해 160만㎞를 지속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공언했고, GM은 지난달 배터리에서 획기적인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쩡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침체한 전기차 시장이 내년부터 회복할 것에 대비해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장 조사업체 BNEF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내년 8.1% 성장하고 유럽 판매도 5%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쩡 회장은 2030~2035년쯤이면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량을 앞지를 것이라면서 독일에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으며, 전 세계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미국 공장 건설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쩡 회장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과 문서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미래 사업 계획에 대해 자주 의견을 나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CATL과 테슬라의 장기 계약도 양사 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성사됐다.
LG화학, 파나소닉 등과 오랜 협력 관계를 지속해온 테슬라는 지난 2월 CATL과도 2년간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CATL의 배터리는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인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모델 3 승용차에 장착될 예정이다.
쩡 회장은 “머스크 회장과는 잘 지내며, 그는 재밌는 사람”이라면서 “그는 항상 비용에 관해 얘기하는데, 나는 해결방안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할 때 인공호흡기를 구해달라는 머스크 회장의 요청도 받았다고 전했다.
머스크 회장은 지난 3월 중국에서 1000개 이상의 인공호흡기를 구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전달했다.
CATL은 2018년 선전증시에 상장한 후 주가가 6배나 뛰어 시가총액이 470억달러(57조원)에 달하며, 테슬라의 시총은 1600억달러(193조원)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