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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에필로그] 벼랑끝에 선 레미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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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24 05:00:11   폰트크기 변경      

 

“올해 휴가는 물 건너갔네요.” A레미콘사 영업사원의 한숨 섞인 하소연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출하공백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레미콘업계 종사자들이 여름철 휴가마저 반납한 채 업무에 몰두하고 있지만,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장마와 집중 호우 등 기상 재난까지 덮치면서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다행히 54일이란 긴 시간 끝에 장마가 끝나고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호전되나 싶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레미콘업계엔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업계가 추정한 작년 한해 레미콘시장 규모는 11조원 수준.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올해는 수요 감소가 지속될 경우 10조원 안팎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각종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레미콘사와 레미콘 믹서트럭 운전기사 간 불화가 대표적이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일감이 줄어든 레미콘 믹서트럭 운전기사들은 이례적인 운반비 인상을 촉구했고, 이를 수용하지 않는 레미콘사에는 운반 중단이란 극단적인 방법으로 응징했다. 이에 질세라 레미콘사들도 공장 가동을 멈춰 세우고 운송 사업자들과 계약을 파기하는 등 초강수로 맞대응하면서 시장은 점점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양측은 10∼20% 수준의 인상안에 합의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를 계기로 상호간 신뢰는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설ㆍ레미콘사 간 레미콘 가격 협상도 수개월째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전체 레미콘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수도권 레미콘업계는 지난 18일 두달여 만에 건설사와 단가협상을 재개했지만 또다시 접점 찾기에 실패했다.

최근 레미콘업계 안팎에서는 사업 축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적자경영을 이어가느니 PC(Precast Concrete) 등 유사업종으로의 전환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제품의 질과 서비스 향상에 노력한다면 또 다른 기회가 분명 찾아올 것이다.

이계풍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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