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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에필로그] 주민들 분노케 한 주택공급 홍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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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07 06:00:16   폰트크기 변경      

“위치 대박! 수도권에서도 알짜 중의 알짜! 생활편의 종합세트 인정!”

지난달 21일 유튜브에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들어설 아파트를 홍보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청년들이 과천정부청사 부지를 둘러보는 형식으로, 부지의 입지가 얼마나 좋은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4일 정부가 발표한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공급 홍보 동영상이다.

하지만 며칠 뒤 이 영상을 올렸던 국토부는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해당 부지에 주택 공급을 반대하고 있는 과천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상 게시는) 과천 시민을 조롱하고 농락하는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코로나19로 집회가 금지되면서 지금은 잠시 주민들의 집회가 멈춘 상태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명 전달은 물론 1인 시위부터 전화 민원 폭발까지 주민들은 집회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가 그린 장밋빛 미래와 주민들 사이 간극이 너무 크다.

이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기 때문이다. 과천시와 서울 마포구의 공통점은 정부가 공급 대책을 발표하기 전까지 ‘우리 동네에 아파트가 들어오는지 몰랐다’는 점이다. 심지어 과천시장도 당일 발표를 통해 알게 됐고, 마포구를 지역구로 둔 여당 소속 의원들도 당일에서야 소식을 접했다.

이는 지난 대책 때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대출 가능한 비율을 조정한다고 했을 때도 정부는 주요 은행과 상의하지 않았다. 정부 발표 뒤에 현장에선 부랴부랴 설명서를 만들었고, 밀려드는 문의 전화에 직원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정부의 이런 불통은 ‘철저한 보안’ 때문이다. 그동안 새로운 대책이 발표되기 전 각종 커뮤니티에 사전 정보가 유출되면서 투기 세력이 몰려드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 단체장도 모르는 대책은 정부의 의사결정이 얼마나 소통 없이 이뤄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정부는 밀실에서 정책을 정할 것이 아니라 투기 세력 막을 수 있는 장치까지 세심하게 마련한 뒤 대책을 발표했어야 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면 지금부터라도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오진주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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