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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값 급등에…전선ㆍ통신업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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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6-15 06:40:10   폰트크기 변경      

구리ㆍ철 등 사상 최고가 육박

케이블 제조원가 올라 부담

기자재ㆍ시공업체 매출 치명타



구리ㆍ철 등 원자재값이 급상승하면서 전력기자재, 통신기자재 등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을 겪어온 관련업계들이 또 다른 악재를 만나면서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런던금속거래소 구리 가격은 연초 대비 약 30% 뛴 t당 1만29달러를 기록했다.

구리가격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3월, 3년 만에 최저치인 t당 4617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급등하며 지난 1월에는 t당 8146달러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1만 달러를 돌파하며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철광석 가격도 심상치 않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철광석(중국 칭다오항) 가격은 이달 4일 t당 207.01달러로 전주보다 8.2% 올랐다. 지난달 12일에는 t당 232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한 차례 진정됐다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유례없는 상승세에 전력케이블ㆍ통신케이블 등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해당 기자재 업체들은 물론, 시공업체들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리는 전선ㆍ통신선 제조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구리가격이 상승하면 제조원가도 오르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에스컬레이션 조항’이 있어 상승된 구리가격을 반영해 단가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 혜택은 일부 대기업에 국한돼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중소 전선업체들은 주로 당월 생산한 제품을 당월 납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리가격이 바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구리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시공업체들의 부담 상승으로 이어진다. 앞서 인상되기 전 기자재 가격 등이 반영된 사업비로 공사 계약을 맺은 전기ㆍ통신 업체들은 상승된 케이블 가격을 떠안은 채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철판이 많이 쓰이는 배전반·개폐기 등 중전기기업계 역시 가격인상에도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구리 외에 케이블 제조에 쓰이는 컴파운드, PVC 등 석유화학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고 있어 부담가중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값 상승은 연관 산업에 악영향을 연쇄적으로 일으킬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업계가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리가격 오름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씨티그룹의 맥스 레이튼 애널리스트는 “올해에만 정제 구리 재고가 50만t 줄었다”면서 “구리가격이 t당 1만2000달러를 찍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부미기자 bo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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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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