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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ㆍ중대재해처벌법에 회원사 1만8000곳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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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7-19 07:00:35   폰트크기 변경      
[초대석] 한국전기공사협회 새로운 100년 준비하는 류재선 회장

하반기에 청주 오송 사옥 준공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 설립
송전탑ㆍ밀폐공간 작업 등 체험 가능
年 1만7000여명 교육생 배출 목표
정부예산ㆍ다양한 정책 뒷받침돼야


젊은 인력 확보ㆍ안전 체험교육 주력
그린뉴딜ㆍ미래성장동력 적극 대응
신재생 관련 공사 늘어 반갑지만
급증하는 신재생발전원 연결할
‘송전선로 구축’도 풀어야할 과제

지난해 2월 제26대 회장으로 재선출된 류재선 정기공사협회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ays77@)

[e대한경제=김부미 기자] 웬만한 산악인이 울고 갈 정도로 산 타기를 좋아하는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에 속한다. 작은 일에는 말을 아끼고 짐짓 눈을 감지만, 대사 앞에선 추상같은 일갈에 단호함을 드러낸다. 특히, 전기공사업계의 손익이 걸린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2017년 협회 사상 첫 직선제 회장으로 선출된 데에는 이 같은 그의 품성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7일 서울 등촌동 협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류 회장은 여전한 존재감을 뽐냈다. 업계를 위한 치적을 언급하면 허허 웃다가도, 업계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정책에 대해선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산업계가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주52시간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에 대해 “중소업체들을 다 죽이는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회장은 3년의 첫 임기를 채우고 지난해 2월 제26대 회장으로 재선출됐다. 두 번째 임기도 반환점을 맞는 시점에서 그는 마지막 역점 사업으로 중앙회의 오송 이전을 강조했다. 류 회장은 “중앙회의 오송 이전은 전기공사업계의 백년대계를 위한 것”이라면서, “남은 임기 동안 오송 시대 개막과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

오송 사옥 하반기 준공…“인력 양성ㆍ고령화 해소에 도움될 것”


전기공사업계의 수장이 된 지 4년 하고도 4개월이 훌쩍 지났다. 올해로 61년째를 맞은 협회 역사상 첫 회원들이 뽑은 회장이라 그 무게감은 남달랐을 터. 하지만 연임에 성공하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셈이 됐다.

본인은 손사래를 쳤지만,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뤄낸 성과물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분리발주를 무력화하는 스마트건설기술활용 촉진특별법의 입법 저지와 불법 하도급 금지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의 전기공사업법의 개정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또한, 공공 발주기관의 간이형 종심제 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이끌어내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쟁환경을 조성했다. 대기업의 공공 전기공사 도급 하한가를 10억원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 예규에 반영해 중소 전기공사업체의 공사참여를 확대하기도 했다.

오송 신사옥 조감도

무엇보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중앙회의 오송 이전이다. 당초 충북 청주시 오송 사옥은 교육시설 위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기숙이 가능한 인재양성센터를 만들어 갈수록 심화하는 전기공사기술인의 고령화에 대응한다는 취지였다.

류 회장은 사업 초기부터 더 큰 그림을 그렸다. 아예 서울 중앙회(등촌동)를 오송으로 이전해 기술인재 양성뿐 아니라 전기공사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류 회장은 인재양성 사업이 힘을 받고 성공하려면 중앙회 이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회원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섰다. 결국 회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올해 2월 정기총회에서 서울 중앙회의 매각 후 오송 이전을 확정됐다.

전기공사협회 신사옥은 오송 일대 4만3970㎡(약 1만3300평) 대지에 본관동을 비롯해 △교육동 △교육실습동 △생활관 등이 구축될 예정으로 현재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관련 시설은 오는 12월에 완공될 예정이며, 본관동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 회장은 “전기공사협회 오송 신사옥은 업계의 고질적인 질병이었던 젊은 인재의 구인난 현상을 말끔히 해소하는 동시에 안전 문제 리스크 등을 선제적으로 예방해 회원사들과 업계 미래를 책임질 전초기지”라면서, “국내 유일의 경부ㆍ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인 KTX오송역을 활용해 회원사에 대한 서비스 향상은 물론 지방으로 분산된 정부기관, 주요 발주처 등의 접근성을 높여 협회의 업무대응이 더욱 신속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 회장은 “오송 사옥에서는 연간 2300명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 12월에 오송 교육시설이 완공되면 2022년은 전기공사업계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뉴딜 및 미래 사업 위한 대응도 적극
류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안전확보와 그린뉴딜 정책에 따른 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를 6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산업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등 어느 때보다 산업현장의 안전확보가 화두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전기공사현장에서는 근로자의 감전, 추락 등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매년 약 600여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매우 전문적이고 일원화된 안전교육시설의 절대적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류 회장은 오송 사옥에 국내 최초로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 구축을 적극 추진해왔다.

류 회장은 “사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회원사의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장 작업자에게 전문적으로 안전교육을 할 수 있는 체계화된 인프라가 절실하다. 그러나 업계에는 이런 인프라가 사실상 전무하다.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를 구축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는 오송에 건립 중인 교육동의 지상 1∼2층(연면적 1893㎡)을 활용해 전기공사 중심의 안전체험관으로 조성된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집약시켜 실제 전기공사현장을 재현하는 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송전탑 작업, 활선작업차 및 무정전공법, 고압케이블, 고소작업, 밀폐공간 작업 등 전기공사 현장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그는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를 통해 연간 1만700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처럼 훌륭한 교육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협회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기업과 협회, 정부가 모두 힘을 합해야 성취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예산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그린뉴딜은 전기공사업계 입장에서는 기회라고 류 회장은 역설했다. “기존 전기공사 시공사업에서 나아가 발전 및 거래 사업자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를 위해 협회는 한국에너지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분산전원 및 신재생에너지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기술표준화 △전력계통의 대전환을 위한 정책개발 및 신규사업 도출 △신재생에너지 안전관리 △VPP(가상발전소) 실증 단지 운영 및 확대 보급 △다양한 분산에너지 자원의 조합을 통한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 및 계통보호 방안 도출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에너지 전환 정책은 일부 아쉬워…“남은 임기 회원 위해 노력할 것”
류 회장은 정부의 그린뉴딜에 적극 호응하면서도 업계의 현실을 외면한 일부 정책에 대해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주52시간제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협회 회원으로 1만8000여개사가 있지만 연매출 10억원 안팎의 소규모 업체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52시간을 지키라는 것은 경영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고, 재해 발생 시 CEO가 책임지라는 것은 회사문을 닫으라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근로자의 윤택한 삶을 유도하고 안전을 소중히 하는 것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하지만, 속도와 방법이 너무 빠르고 급진적이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류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서도 일부 아쉬움을 드러냈다.

류 회장은 “신재생 관련 사업이 늘면서 전기공사 일감이 늘어난 점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재생에너지 대부분이 해상풍력으로 채워질 예정인데, 아직 국내 산업은 준비가 덜 되어 있어 외국 자본이 활개를 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동시다발적으로 급증하는 신재생 발전원을 연결할 송전선로 구축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과제”라면서, “사실상 기저발전원으로 사용하기 힘든 재생에너지는 분산자원으로 활용하고, 원자력 발전은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류 회장은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거름 삼아 미래 100년을 준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4년을 넘게 달려왔다”면서, “남은 임기 동안 나보다는 협회가, 협회보다는 회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부미기자 bo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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