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한경제=김진후 기자] 전기공사공제조합의 제14대 이사장 선거가 다음 주로 다가온 가운데 ‘폭풍 전야’의 선거전이 이어지고 있다. 직선제(직접 전자위임) 투표로 복수 후보자가 경합을 벌이면서 선거가 이뤄지는 총회 당일까지 지지세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면 아래에선 시도회별로 지지후보 표명에 나서는 등 표몰이가 이어진 반면 특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도 뒤따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공사공제조합은 지난 16일부터 이사장 선거 투표를 진행 중이다. 이번 선거는 약 1만6000명의 조합원이 이사장 후보자에게 의결권을 전자위임하는 방식으로 직접 투표하는 두 번째 선거다.
제14회 이사장 선거는 오는 22일까지 이어지며 23일 열리는 제40회 정기총회에서 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25일 이사회를 통해 총회 부의안 의결결과와 함께 당선자를 확정하는 일정이다.
이번 선거는 직선제로 치러진 두 번째 선거지만 복수 후보자가 입후보한 것은 처음이다. 첫 직선제 선거인 2019년 제13대 이사장 선거 당시 김성관 현 조합장(삼진일렉스 대표)이 단독 입후보하면서다.
김 조합장이 올해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서 이번 선거에는 강기철(기호 1번, 대일전기 대표), 박길호(기호 2번, 이엑스쏠라 대표), 백남길(기호 3번, 서전사 대표)가 입후보한 상태다. 각 후보자들은 완주를 다짐하며 승리를 점치면서도 선거 결과를 예단하지 않겠다는 눈치다.
이사장 선거에 세 번째 도전한 백남길 후보는 “전체 21개 시도회 중 14개 시도회가 나름의 의결을 거쳐 지지를 표명한 상황”이라면서도 “과거에는 전자위임이 후보자와 대의원 모두에게 이뤄졌고 어느 정도 좌수가 집약됐는지 가늠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선거전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지만 정책 경쟁은 지속되고 있다. 후보들은 특히 연대보증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강기철 후보는 신용보증 한도증액을 통한 단계별 연대보증 폐지안을 내세웠고 연대보증제 존치와 신용업무 거래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반면 기호 2번 박길호 후보는 △재보증 회사 이용 △연대보증 통합관리 △자가의무보증 법제화 △조합 내외부 자문위 구성 등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타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박 후보는 “과거 연대보증으로 인한 회원사의 막대한 피해가 있었던 만큼 구시대적인 연대보증제를 폐지하는 것이 전기공사 및 전력산업의 미래발전 방향에 맞다는 의견”이라며 “합동 후보자 간담회에서도 연대보증제도를 고수하는 타 후보들의 자격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연대보증제 폐지는 시대적 요구”라고 날을 세웠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 특정 후보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는 네거티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앞선 16일 한 매체는 한국전기공사협회 서울남부지회가 최근 A후보의 사전선거운동 성격을 가진 골프클럽 회동을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자 캠프 측은 “지역 시도회장 직함을 가진 인물들이 공공연히 선거에 개입하는 등 선거가 탈법과 무법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비판한 반면 의혹의 당사자인 A후보 측은 “그 자리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제40회 정기총회 및 제14대 이사장 선거는 오는 23일 오전 11시 조합회관 15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 등 변수에 대비해 총회 개회 방식을 명문화하는 등의 안건이 상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앞선 14일 정기총회에 참여하는 대의원 명단도 확정 공고했다. 대의원은 정수 200명 중 총 185명이 선출됐다. 선출 대의원은 당연직 39명, 다수출자 61명, 추천 85명 구성이다. 이사장 선거를 제외한 총회 내 부의사항 의결은 조합원의 대의원 위임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전기공사공제조합 제14대 이사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강기철 후보(왼쪽), 기호 2번 박길호 후보(가운데), 기호 3번 백남길 후보(오른쪽). /사진:한국전기공사공제조합 제공 |
김진후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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