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16배 커진 새 실습장…연봉 2억 '전기숙련공' 꿈 영근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2-02-23 06:30:21   폰트크기 변경      
[르포] 한국전기공사協 오송신사옥 건설현장 가보니…

[e대한경제=김진후 기자] “평균 연봉 2억원의 고소득 전기숙련공, 우리가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올해 전기공사업계가 ‘오송 시대’를 연다. 서울 등촌동 소재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류재선) 중앙회는 연말 충북 오송 신사옥으로 이전, 새로운 백년대계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릴 계획이다.

이에 앞서 25일에는 인재개발원이 개원한다. 등촌동 시절보다 훨씬 크고, 최신식 교육시설에 알찬 커리큘럼으로 신입생 맞을 준비를 사실상 끝냈다. 협회는 오송 시대의 개막을 기념하기 위해 25일 개원식에 맞춰 정기총회에도 인재개발원 강당에서 열 예정이다. ‘전기숙련공의 산실’로 자리매김해 새로운 시대의 주역을 배출할 인재개발원을 공식 개원을 앞둔 지난 18일 방문했다.

연간 4만명의 교육생 배출

전기공사협회 신사옥은 오송 일대 4만3970㎡(약 1만3300평) 대지에 본관동을 비롯해 인재개발원, 체험관 등으로 조성된다. 오는 12월 완공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본관동을 지나면 교육동과 야외실습동, 생활관 등으로 구성된 인재개발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일단 눈에 띄는 점은 등촌동 교육원과 상대도 안되는 시설 규모다. 건축면적 8212㎡, 연면적 5만5760㎡은 등촌동보다 3배가 넘는다.

우선 교육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실습공간이 커졌다. 연면적 1만9800㎡ 규모로 등촌동(1200㎡) 때에 비해 16.5배나 확장됐다. 배전 전주만 48본에 그쳤던 등촌동과 달리, 송전까지 포함해 총 135본의 전주가 설치됐다. 변전실습장까지 포함하면 실내외 실습공간은 9곳이나 된다.

지상 5층짜리 교육동 내 강의실과 실습실은 25개(종전 7개)에 이른다.

생활관도 최신식으로 꾸몄다. 2인 1실의 숙소는 에어컨,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에 맞춰 실내외 체육시설도 조성했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생활관은 한번에 300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간 배출 교육생수는 종전 2만5000명에서 4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공사 인재개발원 교육동과 배전 실습장 전경. /사진:김진후 기자

VRㆍAR을 통한 생생한 안전 체험

교육시설도 최첨단으로 구비된다. 특히, 교육동 1∼2층(연면적 1893㎡)에 들어설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는 인재개발원의 심장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오는 7월 준공되는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집약시켜 교육생들이 실제 전기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는 식의 안전체험관으로 운영된다. 이곳에는 송전탑 작업, 활선작업차 및 무정전공법, 고압케이블, 고소작업, 밀폐공간 작업 등 전기산업에 특화한 사고사례 23종을 실제 현장과 똑같이 체험할 수 있다.

김병기 인재개발원 기술전략부 처장은 “신사옥 조성 사업의 10%를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를 조성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 안전 예방 교육에 협회의 총역량을 동원한 셈”이라며, “고소득 직종임에도 불구하고 안전 문제로 기피하는 젊은 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육과정 질적 향상도 함께

하드웨어만큼이나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개편도 눈에 띈다. 오송에 새로 둥지를 튼 인재개발원은 발전소에서부터 건축물까지 전기산업 전 생애주기를 다루는 ‘시스템 교육’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교직원을 현재 21명에서 33명으로 충원했고, 부지 한계로 전체 개설이 어려웠던 외선공사 교육과정도 신설했다. 여기에 태양광ㆍ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교육도 커리큘럼에 포함시켰다.

김병기 처장은 “시대 변화에 발맞춰 미래 교육이 나아갈 길을 설계에 반영했다. 쉽게 말하면 인재개발원이 필요한 교육의 양적ㆍ질적 확대를 실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이론 및 실무교육을 대거 신설하거나 개편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과 연계된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특성화고 학생을 위한 고교학점제와 함께 폴리텍 대학과 연계한 취업 알선 프로그램은 물론 중장기 특화 교육과정도 실시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전기공사업계에 젊은 인력을 수혈해 평균 연봉 2억원에 달하는 전기숙련공을 육성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신축 중인 본관동 전경. /사진:김진후 기자

연내 닻 올리는 오송 시대

인재개발원 개원으로 오송 시대가 출범하지만 본격적인 오송 시대 개막은 오는 12월 중앙회 이전이다.

사실 중앙회 이전은 류재선 전기공사협회 회장의 역점사업이기도 하다. 류 회장은 “오송이 기술인재 양성뿐 아니라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인재개발원 이전 결정 이후 회원들 설득에 나섰고, 지난해 2월 정기총회에서 등촌동 사옥 매각 후 이전을 확정했다.

오송 시대의 새 얼굴이 될 본관동은 현재 기반공사를 마치고 1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김재현 사옥건립추진반 처장은 “오송 인재개발원 이전은 업계 백년지대계인 전문가 양성을 위한 기반석과 같다”며, “본관동이 준공되면 교육기능에 더해 연구시설, 유관단체 입주, 국회ㆍ정부부처 연계 업무 등에 있어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후기자 jhkim@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김진후 기자
jhkim@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