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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하늘의 별따기 보다 힘든 시공사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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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5-31 06:50:15   폰트크기 변경      
위기의 부동산 개발사업(2)

최근 원자재값이 폭등한 가운데, 계약금액 놓고 시행ㆍ시공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현장의 모습. [사진=e대한경제]

계약금액 놓고 시행ㆍ시공사 간 줄다리기

전국서 아파트 분양 연기 사례 증가할듯


[e대한경제=정석한 기자]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시행사들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배경으로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시공원가가 급상승하면서, 최근에는 공사를 맡을 시공사 확보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공사들은 향후 원자재값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은 물론, 일정 이상의 수익률은 보장해 달라고 협상에 나서고 있다. 평균 2∼3년 건설현장에 발목이 묶이는데 수익률 보장 없이는 공사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행사, 일반관리비 제외 5% 수익 맞춰주기 쉽지 않아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행사들이 시공사 확보에 역대급 난항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 게 (브랜드 아파트를 보유한) 시공사 구하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A 시행사 관계자는 “작년부터 치솟고 있는 원자재값 때문에 올해 사업방향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기로 했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분양(사업)성 제고를 위해 브랜드 밸류(Value)를 갖춘 시공사를 찾아야 하는데 계약금액을 놓고 협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계약금액을 놓고 시행사와 시공사 간 줄다리기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전국 각 사업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라남도의 한 사업장은 2020년 하반기 분양 예정이었지만 당시 정부 부동산 규제로 인해 2021년 상반기로 미뤘다. 그러나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놓고 양측은 옥신각신했으며, 거의 1년이 지난 최근에야 분양하게 됐다.

부산광역시의 다른 사업장도 본래 올 2월 분양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공사와의 계약금액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올 하반기로 잠정 연기했다.

B 시행사 관계자는 “시공사들이 원하는 계약금액은 공사비에다 5∼10% 수준의 수익률(일반관리비 제외)인데 이를 맞춰주기가 쉽지 않다”며 “분양성이 확보된 서울 등 수도권은 이를 맞춰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비수도권은 분양도 어쩔 수 없이 미룰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공사, 물가변동 안전장치 없이 민간공사 참여 못해

시공사도 개발사업 참여를 놓고 엄격하게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건축공사의 경우 적어도 2∼3년은 사업장에 발목이 묶이는데, 기본적인 수익률 확정 없이 무턱대고 인력ㆍ자재ㆍ장비 등을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GH(경기주택도시공사) 등 공기업이 추진하는 공공공사는 물가변동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가 적절하게 가동되고 있다.

반면 시행사, 디벨로퍼 등이 추진하는 민간공사는 대부분 착공 후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배제하는 특약을 계약에 포함한다. 때문에 계약시점부터 옥석 가리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C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값 지속 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행사들의 개발사업, 조합들의 재건축ㆍ재개발 등 민간공사의 경우 참여를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CEO 방침이 있다”며 “최근 조합들의 현장설명회에 건설사들이 대거 불참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1구역,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등 대규모 정비사업지에서 시공사 입찰에 나섰지만 모두 참여하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D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값 폭등이 지속되면서 적어도 손해 볼 걱정은 없는 공공공사 수주를 확대하자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며 “올해부터 공기업 주도의 3기 신도시 등 주택공급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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