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브리티시오픈 세차례 정상
세인트 앤드루스CG서 두번 우승
골프 발상지서 ‘메이저 16승’ 도전
韓 선수론 김시우ㆍ임성재 등 출격
김주형 상승세 이어갈지 관심집중
더블 그린ㆍ헬 벙커 등 코스정복 중요
올해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한 주요 선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타이거 우즈, 매트 피츠패트릭, 셰인 로리, 윌 잘라토리스, 콜린 모리카와. /사진: 골프다이제스트 제공 |
제150회 브리티시오픈이 14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파72길이7313야드)에서 시작됐다.
이 대회는 남자골프 4개 메이저대회 중 역사가 가장 깊고, 유일한 오픈 대회라는 뜻으로 ‘디 오픈’으로 불린다.
‘골프의 홈’으로 일컬어지는 세인트 앤드루스GC에서 서른 번째로 개최하는 대회라는 점 외에도 타이거 우즈(47)가 골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여섯 명이 출전하는 한국선수들은 어떤 성적을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대회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우즈, 메이저대회 16승 기록하나
지난해 2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우즈는 올해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와 USPGA 챔피언십에 출전했으나 지난달 US오픈에는 나가지 않았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고 나서 브리티시오픈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우즈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세 차례 우승했고 그중 두 번을 세인트 앤드루스GC에서 거뒀다. 2000년엔 2위와 8타차로, 2005년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했다. 누구보다 세인트 앤드루스GC를 잘 알고 이곳에서 좋은 성적을 내왔다. 그래서 올해 이 대회에 ‘올 인’하다시피 한 것이다.
대회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연습라운드를 많이 한 우즈는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우즈를 오랫동안 지켜본 트레비노는 “우즈의 유일한 문제는 워킹(walking)이다”고 했다. 기량은 손색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즈는 메이저대회 15승을 기록 중이다. 이 부문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잭 니클라우스(18승)에게 3승 뒤진다. 돌아온 우즈가 골프의 발상지에서 새 역사를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링크스 코스 정복자는?
영원한 아마추어 보비 존스(미국)는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 코스에서 우승해야 위대한 선수다”고 말했다. 이 코스는 그만큼 골프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많이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전반 나인은 나가고(아웃), 후반 나인은 들어오는(인) 형태의 전형적 링크스 코스인 세인트 앤드루스GC는 크나큰 퍼팅그린을 두 홀이 공유하는 곳이 일곱 군데나 된다. 5번홀과 13번홀, 6번홀과 12번홀, 7번홀과 11번홀 등이 퍼팅그린을 함께 쓰는 ‘더블 그린’ 형태다. 일곱 개의 더블 그린에서는 색깔이 다른 깃발로 각 홀을 구분한다. 18개홀 가운데 1, 9, 17, 18번홀만 싱글 그린이다.
그러다 보니 그린 크기가 엄청나다. 7번홀과 11번홀을 함께 쓰는 더블 그린의 폭은 112야드나 된다. 5번홀과 13번홀을 함께 쓰는 더블 그린의 넓이는 3437㎡(약 1040평)에 달한다. 퍼트가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4번홀(길이 614야드)에는 ‘헬(hell) 벙커’가 있다. 넓이 251㎡(약 76평)로 이 코스에서 가장 넓은 벙커다. 벙커 턱 높이는 3m에 달한다. 1995년 대회 1라운드에서 니클라우스는 이곳에서 4타만에 탈출한데다 3퍼트까지 겹쳐 10타를 기록했다.
17번홀(길이 495야드)에는 퍼팅그린앞 왼편에 ‘로드 벙커’가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토미 나카지마는 1978년 3라운드 때 선두경쟁을 벌이다가 이 홀에서 9타를 쳐 유명해졌다. 그 홀 벙커에서 탈출하기까지 4타가 소요됐다. 그 이후로 그 홀 벙커를 ‘나카지마 벙커’라고 부른다.
이 코스에는 112개의 크고작은 벙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선수, 역대 최고 성적 내나
이 대회에서 한국선수의 역대 최고성적은 2007년 최경주가 기록한 공동 8위다. 한국선수가 이 대회에서 기록한 유일한 ‘톱10’ 성적이다.
이는 한국선수들이 그만큼 링크스 코스에 익숙하지 않다는 얘기와 같다. 링코스 코스는 변화무쌍한 기후, 자연상태의 깊고 질긴 러프 등이 특징이다. 하루에도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다가 햇볕이 내리쬐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 다반사다. 특히 바람을 잘 감안해야 한다.
티잉구역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항아리 형태의 깊은 벙커, 페어웨이와 퍼팅그린의 모호한 구분 등도 특이하다.
올해 한국선수는 세계랭킹 23위 임성재, 39위 김주형, 42위 이경훈 외에 김시우·김민규·조민규가 출전했다. 특히 지난주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에서 3위를 차지한 김주형의 상승세가 2주연속 이어질지 관심거리다. 지난달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덕분에 메이저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김민규의 ‘패기’도 주목할 만하다.
이 대회의 총상금은 1400만달러(약 184억원), 우승상금은 250만달러(약 32억8000만원)다.
김경수 골프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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