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볼에 스트로크하면 2벌타 받아
다음홀 티샷 전 바로잡지 않으면 실격
Q: 윤이나 프로가 잘못된 볼을 플레이하여 실격당하고 징계를 받을 처지에 빠졌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요?
A: 지난 6월16일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때 일입니다.
KLPGA투어에 데뷔한지 1년도 안돼 위기를 맞은 윤이나. /사진: KLPGA 제공 |
윤이나의 15번홀(파4) 티샷이 러프 쪽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는 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어프로치샷을 했습니다. 퍼팅그린에 올라가서 보니 러프에서 친 볼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버려져 있던 볼이었습니다. 잘못된 볼을 플레이한 것입니다.
‘잘못된 볼’은 플레이어의 인플레이볼, 프로비저널볼, 스트로크플레이의 특수 상황에서 두 번째로 친 볼(제2의 볼)을 제외한 모든 볼을 말합니다. 예컨대 다른 플레이어의 인플레이볼, 버려져 있는 볼, 아웃오브바운즈로 갔거나 분실됐거나 집어올린 후 도로 인플레이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볼이 이에 해당합니다.
선수 본인과 캐디가 모두 잘못된 볼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윤이나는 그 볼로 홀아웃했고 1라운드를 마쳤습니다. 윤이나는 2라운드합계 2오버파 146타를 기록, 커트라인에 1타가 뒤져 3,4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윤이나가 당시 잘못된 볼에 스트로크했다는 사실은 약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알려졌습니다. 윤이나는 지난 15일 한국여자오픈 주관기관인 대한골프협회(KGA)에 당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메일로 자초지종을 써보냈습니다.
KGA 관계자는 ‘잘못된 볼을 플레이하고 이를 그 다음홀 티샷을 하기 전까지 바로잡지 않으면 실격’이라는 것을 윤이나가 알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KGA측은 “실격 페널티가 부과되는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을 경기 종료전에 스스로 알고 있었던 경우이므로 대회가 종료됐어도 실격이다. 그 대회 성적은 커트탈락에서 실격으로 바뀌며, 이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도 통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가 종료됐는데도 실격을 부과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원칙적으로 위원회가 정해놓은 방식에 따라 경기 결과가 확정된 경우 페널티가 추가되거나 수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다음 다섯 가지의 경우에는 경기가 종료된 후라도 반드시 실격됩니다.
①실제 타수보다 적은 타수의 홀 스코어를 제출한 경우 ②실제 핸디캡보다 높은 핸디캡이 명시된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것이 핸디캡 스트로크수에 영향을 미친 경우 ③실격 페널티가 부과되는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을 경기 종료 전에 스스로 알고 있었던 경우 ④플레이어들끼리 규칙이나 페널티가 적용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시하기로 합의한 경우 ⑤ 매우 부당한 행동을 한 경우입니다.
KGA에서는 윤이나가 위의 ③에 해당돼 실격이라고 재정했습니다.
윤이나는 당시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잘못된 볼을 플레이했다는 것을 인지한 후 곧 그것을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이미 잘못된 볼을 스트로크한 것에 대해서는 2벌타가 따릅니다.
윤이나는 두 번째 샷을 한 지점으로 가서 자신의 볼을 찾아 플레이해야 합니다. 3분 안에 자신의 볼을 찾으면 그것으로 플레이를 속개하면 됩니다. 이 경우 2벌타만 부과됩니다.
3분 안에 볼을 찾지 못하면 분실입니다. 이땐 스트로크와 거리 구제를 받아야 합니다. 요컨대 1벌타를 받은 후 티잉구역으로 돌아가 다음 스트로크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타수는 5타째가 됩니다.
윤이나는 잘못된 볼을 플레이했을 때 그런 절차를 밟지 않고 다음홀(16번홀) 티샷을 했습니다. 이는 실격입니다.
윤이나는 당시 실격을 받았어야 하나, 그 사실을 자신과 캐디만 안 채 감췄고 이를 위원회나 동반플레이어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간 것입니다. 윤이나가 1라운드 후 스코어카드 제출시 그 사실을 위원회에 신고했더라면 실격으로 끝났을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KGA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고, 그 이후엔 KLPGA 상벌위원회도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윤이나는 순간적인 판단 잘못으로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골프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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