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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윤이나 사태의 전말과 향후 절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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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29 18:07:02   폰트크기 변경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형 신인’ 윤이나(19)가 온통 골프계의 화제다.

윤이나에게 있었던 일을 알아본다.


KLPGA 투어프로로 데뷔한 지 1년도 채​ 안돼 위기를 맞이한 윤이나. /사진:KLPGA 제공


◆전말
지난 6월16일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때 일이다.

당시 윤이나가 10번홀(파5)에서 11타를 치고 11번홀(파3)에서 1타(홀인원)를 기록해 화제가 된 날이다.

그 골프장 15번홀(파4)은 가파른 오르막 형태다.

윤이나가 친 볼이 오른편 러프에 떨어졌다. 그는 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어프로치샷을 했다.

퍼팅그린에 올라가서 보니 러프에서 친 볼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버려져 있던 볼이었다. 잘못된 볼을 플레이한 것이다.

‘잘못된 볼’은 플레이어의 인플레이볼, 프로비저널볼, 스트로크플레이의 특수 상황에서 두 번째로 친 볼(제2의 볼)을 제외한 모든 볼을 말한다. 예컨대 다른 플레이어의 인플레이볼, 버려져 있는 볼, 아웃오브바운즈로 갔거나 분실됐거나 집어올린 후 도로 인플레이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볼이 이에 해당한다.

선수 본인과 캐디가 모두 잘못된 볼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윤이나는 그 볼로 홀아웃했고 1라운드를 마쳤다. 윤이나는 2라운드합계 2오버파 146타를 기록, 커트라인에 1타가 뒤져 3, 4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런데 윤이나가 당시 잘못된 볼에 스트로크했다는 사실은 약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그 이후 캐디와 불화ㆍ결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캐디가 그 사실을 제보했다고 한다.

윤이나는 지난 16일 한국여자오픈 주관기관인 대한골프협회(KGA)에 당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메일로 자초지종을 써보냈다.

KGA 관계자는 윤이나에게 연락해 이메일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특히 ‘잘못된 볼을 플레이하고 이를 그 다음홀 티샷을 하기 전까지 바로잡지 않으면 실격’이라는 것을 윤이나가 알고 있었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 관계자는 윤이나에게 “실격 페널티가 부과되는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을 경기 종료전에 스스로 알고 있었던 경우이므로 대회가 종료됐어도 실격이다. 그 대회 성적은 커트탈락에서 실격으로 바뀌며, 이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도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KGA 홈페이지에 윤이나는 실격으로 표시돼있다.

윤이나는 그 일이 불거진 후 KLPGA투어 대회 출전 중단을 선언했다. KLPGA투어는 이번주엔 대회가 없었고 8월4~7일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로 하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윤이나는 당분간 KLPGA투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가 종료됐는데도 실격인 이유는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원칙적으로 위원회가 정해놓은 방식에 따라 경기 결과가 확정된 경우 페널티가 추가되거나 수정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라운드 도중 볼을 움직인 것이 드러나도 경기가 종료됐다면 경기 결과는 그대로 인정된다. 또 윤이나가 잘못된 볼을 플레이한 것이 우연이었고 본인도 당시에는 모르고 있었다면 경기 종료 후에는 페널티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다음 다섯 가지의 경우에는 경기가 종료된 후라도 반드시 실격된다.

①실제 타수보다 적은 타수의 홀 스코어를 제출한 경우 ②실제 핸디캡보다 높은 핸디캡이 명시된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것이 핸디캡 스트로크수에 영향을 미친 경우 ③실격 페널티가 부과되는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을 경기 종료 전에 스스로 알고 있었던 경우 ④플레이어들끼리 규칙이나 페널티가 적용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시하기로 합의한 경우 ⑤ 매우 부당한 행동을 한 경우다.

KGA에서는 윤이나가 위의 ③에 해당돼 실격이라고 재정했다. 윤이나는 골프의 정신에 어긋나는 매우 부당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⑤를 추가로 적용할 수도 있다.

◆윤이나가 당시 했어야할 절차는
퍼팅그린에서 잘못된 볼을 플레이했다는 것을 인지한 후 곧 그것을 바로잡아야 했다. 물론 이미 잘못된 볼을 스트로크한 것에 대해서는 2벌타가 따른다.

윤이나는 두 번째 샷을 한 지점으로 가서 자신의 볼을 찾아 플레이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 3분 안에 자신의 볼을 찾으면 그것으로 플레이를 속개하면 된다. 이 경우 2벌타만 부과된다.

3분 안에 볼을 찾지 못하면 분실이다. 이 경우엔 스트로크와 거리 구제를 받아야 한다. 요컨대 1벌타를 받은 후 티잉구역으로 돌아가 다음 스트로크를 해야 한다. 그러면 그 타수는 5타째(처음 티샷 1타+잘못된 볼 플레이 2벌타+스트로크와 거리의 구제에 따른 1벌타+지금 치는 티샷 1타)가 된다.

윤이나는 잘못된 볼을 플레이했을 때 그런 절차를 밟지 않고 다음홀(16번홀) 티샷을 했고 1라운드를 마쳤다. 잘못된 볼을 플레이한 후 그것을 바로잡지 않고 다음 홀 티샷을 해버리면 곧바로 실격이다.

윤이나는 당시 실격을 받았어야 하나, 그 사실을 자신과 캐디만 알고 있었고 이를 위원회나 동반플레이어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간 것이다.

윤이나가 만약 그 사실을 1라운드 후 스코어카드 제출시 위원회에 신고했더라면 그 대회 실격으로 끝났을 일이다.

◆앞으로 전망은
그 대회를 주관한 KGA는 일단 선수를 실격처리했다.

그러고 윤이나의 행동에 대해 KGA의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는 골프인으로서의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 부정 참가·대회진행 방해 등 대회 중 발생한 질서 문란 행위 등에 대해 징계를 심의 의결할 수 있다.

KG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조만간 소집될 예정이다.

윤이나는 프로골퍼이고, KGA 주관 여자대회 가운데 프로골퍼가 출전할 수 있는 것은 한국여자오픈이 유일하다.

따라서 징계는 한국여자오픈 출전 정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대회 출전정지 기간이 한시적일지, 영구적일지는 미지수다.

KGA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윤이나에 대한 징계를 내리면, 그 이후에는 윤이나가 소속된 KLPGA에서 추가 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KLPGA에는 상벌분과위원회가 있다.

윤이나는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2019~2020년)로 활동했다. 지난해 6월 KLPGA에 입회한 후 드림(2부)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면서 올해 KLPGA 투어 출전권을 받았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데다 파워풀한 스윙으로 인기를 끌어온 윤이나는 순간적인 판단 잘못으로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상황에 처했다.


김경수 골프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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