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려면 LIV골프로 진출하고, 이름을 날리려면 미국PGA투어로 가라.’
유망한 남자 프로골퍼들 사이에 이런 말이 대세로 굳어질지 모른다. 그레그 노먼(호주)이 주도하고 사우디 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지난 6월 출범하면서 세계 남자프로골프 판도에 큰 변화가 일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최근 1년간 프로골퍼들의 수입 랭킹에 따르면 ‘톱10’ 중 LIV골프 소속 선수들이 일곱 명이나 됐다. 해마다 맨 위에 이름을 올려왔던 타이거 우즈는 5위로 처졌다.
필 미켈슨(52ㆍ미국)은 최근 1년새 1억3800만달러(약 1804억원)를 벌어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프로골퍼로 나타났다. 미켈슨의 수입은 코스내에서 1억200만달러, 코스외에서 3600만달러를 기록했다.
포브스는 지난해 7월3일부터 올해 7월3일까지 1년간 프로골퍼들의 수입을 집계했다. 미국PGA투어는 존 디어 클래식까지, LIV골프는 포틀랜드 인비테이셔널까지 포함됐다. 코스내 수입은 대회상금, 계약금 등을 더한 액수다. 코스외 수입은 후원 계약이나 출전료, 기념품이나 라이선스 사업 수입 등이 포함된다.
LIV골프로 이적하며 받은 돈은 코스내 수입으로 분류된 반면, 미국PGA투어가 선수 영향력 지표에 따라 지급한 보너스(PIP)는 코스외 수입에 포함됐다.
미켈슨은 지난 5월 포브스가 발표한 최근 1년간 전 종목 운동선수 수입 순위에서는 31위(4530만달러)로 집계됐다. 당시 자료는 2021년 5월부터 1년간 수입이 기준이었다. 불과 2개월 사이에 연간 수입이 9270만달러나 늘어난 것은 지난 6월 출범한 LIV골프로 이적하며 받은 계약금 덕분으로 풀이된다. 포브스는 미켈슨의 이 계약금을 총 2억달러로 추산했다. 그중 일부분을 이번 집계에 반영한 것이다.
지난 5월 집계에서 전 종목 선수 가운데 최근 1년간 수입 1위였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1억3000만달러였으므로 2023년 5월 발표될 전 종목 선수들의 수입 순위에서 미켈슨이 1위가 될 수도 있다.
포브스는 지난 5월 이후에만 남자 프로골퍼 수입 랭킹 톱10의 수입은 3억7000만달러가 늘어나 이들의 최근 1년간 총수입은 6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가 됐다고 발표했다.
물론 LIV골프 출범에 따른 것이었고, 이번 수입 랭킹에서도 LIV골프 소속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수입랭킹 ‘톱4’가 모두 그들이다.
더스틴 존슨은 9700만달러(약 1268억원)로 2위, 브라이슨 디섐보는 8600만달러(약 1124억원)로 3위, 브룩스 켑카는 6900만달러(약 902억원)로 4위에 올랐다. 모두 LIV골프로 간 선수들이다.
LIV골프로 가지 않은 선수 중에서는 ‘골프 황제’ 우즈가 6800만달러(약 889억원)로 랭킹 5위에 올랐다.
미국PGA투어를 고수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4300만달러로 6위를 기록했고, LIV골프 소속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4200만달러로 7위에 자리잡았다. 미국PGA투어에서 뛰는 조던 스피스는 3900만달러로 8위이고, 9~10위는 LIV골프 소속 패트릭 리드(3700만달러)와 찰 슈워첼(남아공ㆍ3400만달러)이다.
김경수 골프라이터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