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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고리 안 했더니 아래로 '뚝' "생생한 추락ㆍ감전 체험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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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8-05 10:48:38   폰트크기 변경      

VRㆍARㆍAI 기술 집약 첨단체험관

총 29종 전기공사 사고유형 재현

송전탑 등 고소 작업 체험 인상적

저주파 통해 감전사고도 간접 경험

손끝에 찌릿한 전류 느껴져 '깜짝'

김병기 처장 "안전대응 발판 되길"


[e대한경제=김진후 기자] #지난 2020년 전기계량기 이설공사 중 전선 고정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감전돼 4.3m 아래로 추락, 사망했다. 사고원인은 정전작업 미실시, 작업계획서 미작성, 적정 보호구ㆍ발판 미지급 등 작업자와 사업자의 부주의 때문으로 분석됐다.

건설업 중대재해의 절반 이상이 추락 사고(57.5%, 2021년 기준)다. 전기공사의 경우 비계ㆍ사다리 추락은 감전사고를 동반해 피해를 키운다. 이를 예방하려면 현장 안전조치와 함께 사전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전기안전관리법에서 시공관리책임자 안전시공교육을 의무화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기공사협회가 안전시공교육에 특화한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를 최근 개관해, 지난 달 방문했다.

센터는 다양한 전기공사현장을 압축해 놓은 안전교육공간이자, VR(가상현실)ㆍAR(증강현실)ㆍAI(인공지능) 기술을 집약해 만든 첨단 체험관이다.  연면적 1919㎡, 2층 규모의 센터에는 총 29종의 전기공사 사고유형을 재현해놨다.

사전 교육을 마치고 안전모와 보호구를 착용하면 본격적인 체험교육이 시작된다. 여러 체험 중 고소 작업 체험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고소작업 체험의 경우 송전탑작업, 활선작업차 및 무정전공법, 전주 추락, 이동식 비계, 고소작업대, 안전벨트 등 6개 이상의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기자가 VR로 송전탑 작업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송전탑작업 체험은 실감나는 VR 콘텐츠가 특색이었다. 직접 팔다리를 움직여 가상의 절연작업복을 갖추고 높이 50m에 오르면 345볼트(V)의 고전압이 흐르는 송전탑 애자에 서게 된다. 기자가 안전고리 체결을 생략하자 체험대 발판이 꺼지면서 순간 수십미터 아래로 추락했다. 안전고리의 중요성과 함께 추락시 공포를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다음 체험 때는 습관적으로 안전고리부터 찾게 만들 만큼 ‘약효’가 강했다.

배전공사의 주 작업인 활선작업차와 무정전공법도 체험해봤다. 실제 장주 높이인 18m 이상으로 오르는 활선버킷트럭을 실내에 재현해 4~5m 높이까지 올라갔다. 버킷이 상승하면서 덜컹거릴 때마다 절로 공포감이 밀려왔다.

센터에는 약한 저주파로 감전사고를 간접 체험하는 과정도 마련돼 있다. 고압 케이블 체험장에선 접지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절연장비를 갖추지 않고 작업을 시작하자 손바닥 끝으로 찌릿한 전류가 느껴져 깜짝 놀랐다.

기자가 활선작업차 모형에 탑승해 간접활선작업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응급 처치관에선 CPR(심폐소생술), AED(자동제세동기) 외에도 감전사고 시 사용되는 여러 장비들에 대한 사용 교육이 이뤄졌다. 고압전선에 감전된 작업자를 구하려면 접지판에 올라 절연 장갑을 낀 채 특수 스틱으로 작업자의 전류 방전 여부를 확인한 뒤 전선에서 떼어내야 한다.

센터에선 전선 작업 외에도 화재에 의한 소방전기체험, 플랜트 유지보수 체험 등은 이제 막 실무에 뛰어드는 새내기 전기공들에게 생동감 있는 장비와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교사의 역량과 교육 목표에 따라 각 체험별로 다양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기자재와 체험 시뮬레이션을 설계했다”며, “차후 전력산업기금 등으로 VR 콘텐츠를 더욱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기 인재개발원 교육처장은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가 전기공사업의 안전 대응을 한층 성숙하게 만드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개관을 계기로 안전을 챙기는 유능한 전기공사업, 전기산업이라는 인식을 쌓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진후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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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후 기자
jhkim@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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