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R 이글ㆍ줄버디 9타 줄여 20언더
첫날 쿼드러플 보기하고도 ‘역전’
스피스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투어 멤버 격상, 플레이오프 출전
임성재ㆍ존 허 공동 2위 ‘한국잔치’
김주형이 윈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캐디와 함께 즐거운 표정일 짓고 있다. /사진: 스카이스포츠 제공 |
김주형(20)이 2021-2022 미국PGA투어 정규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깜짝 우승’했다.
그는 이 우승으로 투어 멤버가 됨과 동시에 오는 11일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총 3개 대회) 출전권도 얻었다.
김주형은 7일(현지시간)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세지필드CC(파70ㆍ길이7131야드)에서 열린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730만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9타를 줄였다.
그는 합계 20언더파 260타(67ㆍ64ㆍ68ㆍ61)로 임성재와 미국 교포 존 허를 5타차로 따돌리고 역전우승했다. 우승상금은 131만4000달러(약 17억원)다.
김주형은 한국선수로는 미국PGA투어의 아홉 번째 챔피언이다. 김주형은 그 가운데 최연소 우승자다.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은 김시우가 2016년 이 대회에서 세운 21세1개월25일이었다. 김주형보다 먼저 우승컵을 들어올린 한국선수는 최경주ㆍ양용은ㆍ배상문ㆍ노승열ㆍ김시우ㆍ강성훈ㆍ임성재ㆍ이경훈이 있다. 지난해 10월 임성재의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지난 5월 이경훈의 AT&T 바이런 넬슨 우승에 이어 시즌 세 번째 한국선수의 우승이다. 한국선수의 미국PGA투어 총 승수는 22승으로 늘어났다.
김주형은 3라운드까지 임성재에게 2타, 존 허에게 1타 뒤진 공동 3위였다.
김주형은 4라운드 들어 전반에만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타를 줄이며 선두로 올라선 후 그대로 우승까지 내달았다. 특히 2 ~6번 5개홀에서 ‘버디-버디-버디-이글-버디’로 6타를 줄인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5번홀(길이 524야드)에서는 드라이버-4번아이언으로 2온을 한 후 약 2.5m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했다. 그는 이날 홀당 퍼트수 1.529개에서 보듯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퍼트 솜씨를 과시했다.
김주형은 2002년 6월21일생이다. 이날 나이는 20세1개월17일이다. 그는 2000년 이후 출생한 선수로는 첫 미국PGA투어 챔피언이다. 골프위크에서는 그가 제2차 세계대전 후 둘째로 어린 나이에 미국PGA투어에서 우승했다고 전했다. 최연소 챔피언 기록은 조던 스피스가 2013년 존 디어 클래식에서 세운 19세11개월18일이다. 당시 스피스는 프로 데뷔 후 16개 대회 출전 만에 이 진기록을 세웠다. 김주형의 첫 승 시기는 또 타이거 우즈의 첫 승 시기(1996년10월6일 라스베이가스 인비테이셔널-20세9개월)보다도 빠르다.
김주형은 1라운드 1번홀(길이 422야드)에서 쿼드러플 보기인 4오버파 8타를 기록했다. 그러고도 그는 그날 나머지 17개홀에서 버디 7개를 잡고 3언더파로 마쳤다. 그리고 우승까지 했다. 투어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대회 첫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한 후 우승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김주형은 “대회 첫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우승한 것은 믿을 수 없다. 다시는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김주형은 지난주까지 투어의 특별 임시회원이었다. 그런 자격으로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9년 배라쿠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콜린 모리카와 이후 그가 처음이다.
김주형은 미국 드라마 ‘토마스 더 탱크 엔진’을 좋아한다고 해서 ‘톰’이라는 미국명이 붙었다. 2018년 프로가 된 후 아시안투어와 KPGA 코리안투어에서 2승씩을 거둔 그는 마침내 미국PGA투어 15개 대회 출전 끝에 첫 승을 올렸다. 그러고 곧바로 투어 멤버가 됨과 동시에 이번주 시작하는 플레이오프는 물론 다음 시즌 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미국PGA투어에서 풀타임으로 뛰는 것이 내꿈이었다”며 좋아했다.
김주형은 어렸을 적에 중국ㆍ태국ㆍ호주ㆍ필리핀 등지를 오가며 골프를 배웠다. 그 덕분에 그는 영어와 필리핀 공용어인 타갈로그어까지도 능통하다.
김주형은 이 우승으로 페덱스컵 랭킹 34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플레이오프 1,2차전은 물론 현재의 컨디션으로 볼 때 상위 30명만 출전하는 최종 3차전(투어 챔피언십) 출전도 바라볼 수있게 됐다.
한편 악천후와 일몰로 순연됐다가 재개된 3라운드에서 선두에 나서며 투어 3승째를 노렸던 임성재는 합계 15언더파 265타(63ㆍ69ㆍ65ㆍ68)로 존 허와 함께 2위를 차지했다. 한국선수가 미국PGA투어 단일 대회에서 1, 2위를 기록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김경수 골프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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