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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매번 경이로워한다. “맛있어요, 진~짜 맛있어요. 어떻게 이런 맛이 나요?” 등등 감정 표현에 적극적이다.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도 호들갑스럽게 좋아해 주니 가끔 도시락을 싸지 않을 수 없다.
며칠 전이었다. 출근하자마자 그녀는 배가 고픈지 매장 냉동식품을 사더니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노동을 견디기 위해서는 뭐라도 먹어야 했겠지만, 내 입에서는 저절로 ‘에휴’ 하는 탄식이 나왔다. 가격도 비싼 데다 요기가 될 것 같지도 않아서였다. 역시, 그녀는 반도 못 먹고 남겼다.
다음날, 맘먹고 이십여 분 일찍 일어났다. 마침 전날 준비해 놓은 소고기미역국과 밑반찬이 있어 한 가지만 더 만들 참이었다. 호박에 새우를 다져 넣고는 다글다글 볶았다. 수고한 보람이 있었던지 그녀는 파 한 토막 남기지 않고 도시락을 싹싹 비웠다. 나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한다면 약간의 수고는 감당할 수 있는 일이다.
아르바이트생인 그녀와는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 만나 일을 하므로 상황이 맞으면 도시락을 싸다 주곤 한다. 도시락 먹는 그녀를 보면 나의 이십 대가 떠오른다. 기숙사 생활을 했던 그때, 점심은 회사에서 먹었지만, 아침은 거의 먹지 못했다. 우유에 빵 한 조각이나 라면으로 때우는 날이 많았다. 식생활이 불규칙했고 영양가 있는 음식섭취가 부족해 밥 다운 밥이 몹시 그립던 때였다.
일찍 부모님 곁을 떠나 객지 생활을 했던 내게 누군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은 늘 감동이었다. 그건 나이를 먹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게는 밥이 그냥 밥이 아닌,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끈끈한 정으로 여겨진다. 먼 훗날, 그녀에게 이십 대가 부디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장미숙(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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