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보유한 신비의 섬이다. 제주가 자랑스러운 관광의 섬이라면 울릉은 이색적이고 비경으로 가득 차있는 신비의 섬으로 손색이 없다. 수평의 바다위에 깎아지른 듯 수직으로 곧추 서있는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섬이라서 선상에서의 첫 인상은 다분히 초현실적이다. 용암분출로 이루어진 섬이지만 제주의 검은 현무암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고 투박하고 거친 면모 때문에 야성미가 넘친다. 대견스럽게도 이 마초스타일의 섬은 동해바다 한가운데서 오랜 세월동안 외롭게 강풍과 파도와 싸우며 우람한 모습으로 영토를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
섬을 답사하다보면 오랜 과거로부터 인간이 급경사의 가파른 지형을 어떻게 활용해왔고 거친 환경에 적응 혹은 극복해 왔는지 그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극한의 자연에 도전한 인간의 오랜 역사가 축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강릉항으로 되돌아오는 배에서 뒤돌아보니 배웅 나온 촛대암이 시나브로 멀어지고 있다. 짧은 일정으로 머물다가지만 주민들의 순박한 민심으로 금세 정이 들은 데다 귀한 볼거리, 먹거리를 선물해 준 고마운 섬이다. 울렁대는 처녀가슴처럼 울릉도의 체험은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오후 늦은 햇살에 물비늘이 더욱 눈이 부시다.
글ㆍ그림=임진우(건축사ㆍ정림건축ㆍ한국건축가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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