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출범이래 첫 연장 접전
공동 2위 상금도 각각 25억원 육박
‘꼴찌’ 김시환도 1억 6000만원 받아
반바지 라운드, 美선수 첫 우승 기록
5차 대회 16~18일 시카고서 열러
더스틴 존슨이 LIV 골프 보스턴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을 한 후 볼의 향방을 좇고 있다. 그는 연장 첫 홀에서 약 9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 우승상금 4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 USA투데이 제공 |
세계 남자프로골프계에서 미국PGA투어와 DP월드투어의 ‘대항마’로 떠오른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갈수록 인기를 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자금을 뒷배삼아 그레그 노먼이 주도한 LIV 골프 시리즈는 지난 6월 출범해 4차 대회까지 치렀다.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더 인터내셔널GC(파70)에서 끝난 4차 대회 보스턴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500만달러)에서는 왕년의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이 연장 끝에 극적으로 우승했다.
존슨은 3라운드합계 15언더파 195타(67·63·65)로 지난주 LIV 골프에 합류한 아니르반 라히리(인도), 호아킨 니만(칠레)과 공동 선두를 이룬 후 연장에 들어갔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전은 단 한 홀로 끝났다. 라히리가 버디 퍼트를, 니만이 파퍼트를 남기고 있을 때 존슨이 약 9m 거리의 이글퍼트를 성공하면서 승부는 결정됐다. 존슨의 이글 퍼트는 라인을 따라 가더니 홀 뒷벽을 맞고 공중으로 튀어오른 후 홀로 떨어졌다. 갤러리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존슨의 우승을 축하했다.
LIV 골프 시리즈가 4회 열리는 동안 미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차 대회에서는 찰 슈워첼, 브랜든 그레이스(이상 남아공),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우승했다. LIV 골프가 출범한 이래 연장 승부가 펼쳐진 것도 처음이다.
존슨은 지난해 2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이후 약 1년7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가 전 세계에서 거둔 우승은 메이저대회 2승(2016 US오픈, 2020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을 포함해 29승으로 늘어났다.
존슨의 우승상금은 400만달러(약 54억5000만원)다. 여기에 테일러 구치, 팻 페레즈, 패트릭 리드와 함께 나선 팀 경기에서도 우승해 75만달러(약 10억2000만원)를 추가로 받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만 475만달러(약 64억7000만원)를 손에 쥔 것이다.
존슨은 LIV 시리즈 네 대회에 다 출전해 모두 ‘톱10’에 들었다. 그는 런던 대회에서 8위, 포틀랜드 대회에서 4위, 베드민스터 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다.
공동 2위를 한 라히리와 니만은 각각 181만2500달러(약 24억7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라히리·니만과 함께 이번 대회를 통해 LIV 골프에 데뷔한 세계랭킹 2위 카메론 스미스(호주)는 합계 14언더파 196타(64·69·63)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함께 4위를 기록했다. 두 선수의 상금은 각 101만2750달러(약 13억8000만원)다.
스미스는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였으나 끝에서 두 번째 홀에서 나온 보기 탓에 연장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주 LIV 골프로 이적한 스미스는 계약금으로 1억4000만달러(약 1900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웨스트우드는 마지막 홀 보기로 연장 진입에 실패했다.
미국교포 케빈 나는 합계 10언더파 200타로 공동 9위를 기록하며 56만달러(약 7억6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는 합계 6언더파 204타로 공동 17위, 브룩스 켑카는 4언더파 206타로 공동 26위, 최고령인 필 미켈슨(52)은 2오버파 212타로 공동 40위를 각각 차지했다.
첫날 ‘아마추어 스코어’인 17오버파를 기록한 후 둘째날엔 그보다 24타를 줄인 미국교포 김시환은 합계 16오버파 226타(87·63·76)로 48명중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도 그가 받은 상금은 12만달러(약 1억6000만원)에 달한다.
한편 LIV 골프 CEO 노먼은 이 대회 2라운드부터 선수들에게 라운드 중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세계 주요 프로골프투어에서 남자선수들은 대회 때 반바지를 입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LIV 골프 시리즈는 올해 8개 대회가 치러진다. 다음 5차 대회는 오는 16~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다.
김경수 골프라이터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