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까기’ ‘동전치기’ 등 부정행위 잇따라
KPGA, 6월 이어 지난주 대회서도 선수 적발돼
작년엔 동반플레이어 4명이 스코어 조작하기도
초등학교 대회서도 나와…"성적 지상주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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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PGA 코리안투어와 챔피언스투어에서 잇따라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 그런 선수들은 일벌백계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골프다이제스트 제공 |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회장 구자철) 코리안투어에서 불미스런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특히 최근의 사례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PGA)투어 상벌위원회에서 윤이나에 대한 징계를 한 다음날 일어난 일이어서 더 놀랍다.
KPGA는 지난 21~22일 경북 김천포도CC에서 챔피언스투어(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투어) 제2회 머스코 문라이트 KPGA 시니어오픈(총상금 1억원)을 열었다.
사건은 1라운드가 벌어진 21일 일어났다. P선수(51)는 포도코스 7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페널티구역에 들어가자 다른 볼을 꺼내놓은 후, 원래 볼을 찾은 양 플레이를 하려 했다. 이른바 ‘알까기’(인플레이볼이 분실되거나 OB·페널티구역으로 날아갔을 때 소지하고 있던 다른 볼을 떨어뜨려놓은 후 마치 원래의 볼을 찾은 것처럼 플레이하는 지극히 비양심적인 행동)였다. 동반플레이어 중 한 명이 “뭐 하는 짓이냐? 지금 알까기한 것 아니냐?”고 따졌고 이 일은 경기위원회에 알려졌다.
경기위원장은 P선수를 불러 일련의 사태에 대해 자백을 받고 실격처리했다. 협회에서는 곧 상벌위원회를 열어 P선수의 부정행위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30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아시아드CC부산오픈에서도 J선수가 유사한 해프닝을 벌여 실격당한 후 상벌위원회로 넘겨졌다. 상벌위에서는 J에게 자격정지 5년에 벌금 500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당시 J선수가 친 볼이 페널티구역으로 들어간 것이 확실해 보였는데도 그는 다른 볼을 놓고 플레이를 했다가 동반플레이 캐디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기위원회에서는 J의 원래 볼을 인근 러프에서 찾아 그에게 제시했고, J선수는 확증 앞에 잘못을 인정했다고 전해진다.
또 지난해 3월 솔라고CC에서 열린 챔피언스투어 KPGA 시니어 마스터스에서는 동반플레이들이 합의의 반칙을 해 전원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그 대회에서 60위 안에 들면 회원자격을 취득하는 C선수를 위해 L선수가 스코어 조작을 제안했다. L선수는 자신의 스코어도 실제보다 적게 적어냈다. 나머지 두 동반플레이어인 J선수와 L선수는 그 상황에 대해 묵인하거나 나중에 양심고백을 했다고 한다. 그 조 네 명은 모두 실격당했다. 그러고 L선수는 협회로부터 영구제명당했고 C선수는 자격정지 5년에 기천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J선수와 L선수도 소정의 징계를 받았다.
P·J선수의 사례에서 보듯 라운드 중 알까기나 ‘동전치기’(퍼팅그린에 올라간 볼을 마크하고 리플레이스하는 과정에서 홀에 가까운 쪽으로 옮겨놓고 플레이하는 일) 등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성인 아마추어·프로 대회는 물론 학생대회에서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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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을 마크하거나 리플레이스하는 과정에서 볼을 원래 있던 지점보다 홀쪽으로 옮겨놓는 비양심적인 골퍼들이 더러 있다. 골프닷컴 제공 |
지난해 초등학교 대회에서 한 선수가 우승했으나 부정행위를 한 것이 드러나 우승컵을 반납한 케이스가 있다. 그 선수가 첫 퍼트한 볼이 홀에서 1.5m 정도 지나갔다. 그런데도 다음 퍼트를 홀로부터 60㎝정도 떨어진 곳에서 했고, 그 퍼트를 성공하면서 우승했다. 마지막 조였기 때문에 이 장면은 중계카메라에 잡혔다. 그 조에서 플레이한 다른 선수의 부모가 이를 제보했고, 대회 주최측에서는 그 선수가 동전치기를 했다는 것을 녹화 테입으로 확인하고 실격을 부과했다. 중학생이 된 그 선수는 얼마전 KPGA투어 대회에도 출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발각될 경우 선수생명이 끝날 수 있는데도 선수들의 부정행위가 빈발하는 것은 성적 지상주의 때문이다. 골프의 정신을 부정하는 매우 부당한 행동을 하는 선수들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경수 골프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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