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중 주위 소음으로 칠 의사 거둬도
클럽이 볼 맞히면 스트로크로 간주해야
토마스 피에터스가 카주오픈 2라운드에서 논란이 된 퍼트를 한 다음에 경기위원과 얘기를 하고 있다. /사진 : 스카이스포츠 제공 |
Q : 지난주 한 대회에서 스트로크 여부를 놓고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A : 그 해프닝은 23일(현지시각) 프랑스의 르 골프 내셔널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카주오픈 드 프랑스’ 2라운드 때 발생했습니다.
문제의 행동은 2라운드 3번홀(파5)에서 일어났고, 당사자는 토마스 피에터스(벨기에)입니다. 그는 약 1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그가 퍼트한 볼은 약 1.5m 가는데 그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했습니다.
피에터스는 경기위원에게 “테이크 어웨이를 할 때 한 어린이가 기침을 했다. 주의가 산만해져서 다운 스윙을 멈추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칠 의도가 없는 상태에서 퍼터헤드를 멈추지 못해 볼을 맞혔다는 뜻입니다. 볼이 나간 거리로 볼 때 그의 말은 사실로 여겨집니다.
경기위원은 “스윙을 멈추지 못해 볼을 맞혔으니 스트로크한 것이다”고 판정했습니다. 그러자 피에터스는 세컨드 오피니언(다른 경기위원에게 의견으르 물어보는 일)을 요청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졌습니다. 두 번째 경기위원은 “퍼팅그린에서 칠 의도가 없는 상태에서 볼을 움직였기 때문에 그것을 취소하고 벌타없이 다시 쳐야 한다”고 첫 판정을 번복했습니다.
피에터스는 그 스트로크를 취소하고 제자리에서 다시 플레이해 파를 기록했습니다.
두 번째 경기위원은 골프 규칙 13.1d(1)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거기엔 ‘퍼팅그린에서 볼을 우연히 움직이게 한 경우 페널티가 없다. 볼은 반드시 원래의 지점에 리플레이스해야 한다.’고 돼있습니다. 퍼팅그린에서 볼을 칠 의도가 없었기에 스트로크가 아니라, 연습스윙하다가 그런 것처럼, 우연히 볼을 움직인 것이라는 결론을 낸 것입니다.
그런데 2018년까지 통용된 골프규칙 재정집(14/1.5)에는 ‘볼을 치려는 의도를 다운스윙 도중에 그만뒀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다운스윙을 억제하지 못해 볼을 맞혔다면 그것은 스트로크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경우 그 의도에 대해 어떤 미심쩍은 사항도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재정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피에터스의 경우는 이처럼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한 사안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이 대립할 경우 우선적용되는 규칙이 있습니다. 판정을 한 경기위원은 퍼팅그린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한 해석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피에터스가 그 홀을 마친 직후 이 해석에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마크 리튼 경기위원장이 이 사안에 대해 듣고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입니다. 위원장은 “스트로크의 정의에 따라 피에터스가 볼을 치지 않으려는 시도는 실패했으며 그의 클럽이 볼을 맞혔다는 사실은 스트로크가 카운트되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종판정을 한 경기위원과 달리, 위원장은 ‘스트로크의 정의’에 방점을 둔 해석을 내놓은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 ‘스트로크플레이에서 레프리가 플레이어에게 그 스트로크를 카운트하지 않고 페널티 없이 다시 플레이하라고 잘못 조언한 경우 그 판정은 그대로 유효하며 다시 플레이한 플레이어의 스코어가 해당 홀의 스코어가 된다’는 R&A의 지침에 따라 판정은 번복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락가락한 판정에 대해 위원장이 뒤늦게 오심을 인정한 것입니다.
피에터스가 다운스윙 도중 스트로크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 퍼터헤드가 볼에 다다르기 전에 스윙을 멈추거나, 스윙 궤도를 변경하여 퍼터헤드가 볼 위로 지나가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런 논란이 없었을 것입니다.
골프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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