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브리티시오픈 최종일 역전당한데 이어
2일 끝난 던힐 챔피언십에서도 ‘로드 벙커’에 발목
프로 데뷔 후 ‘골프의 홈’에서 우승컵 못 들어
로리 매킬로이가 2일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끝난 DP월드투어 알프레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을 마친 후 실망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 골프다이제스트 제공 |
2021-2022시즌 미국PGA투어 페덱스컵 챔피언, 시즌 DP월드투어 포인트 랭킹 1위 기록중, 총 95주동안 세계랭킹 1위였고 지금은 2위….
남자골프 세계 최고선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에게도 ‘미완의 기록’이 있다. 2015년 이후 올해까지 8년동안 도전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루지 못한 것과 ‘골프의 홈’으로 일컬어지는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것이 그것이다.
매킬로이는 2014년에 브리티시오픈과 US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메이저대회 4승째를 거뒀다. 2011년 US오픈 우승을 포함하면 3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다.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서만 우승하면 남자골프 사상 여섯 번째의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될 판인데도 올해까지 8년째 마스터스 ‘그린 재킷’은 번번이 다른 선수가 걸쳤다.
그는 또 2007년 프로 전향 후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 곳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는 2010년에 공동 3위, 올해는 단독 3위를 차지했다. 세 코스에서 번갈아 플레이를 한 후 최종라운드를 이 곳에서 치르는 DP월드투어 알프레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에서도 2011년에 2위, 2009년과 2014년에 공동 2위, 2007년에 3위를 했을 뿐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는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매킬로이는 올해 두 번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대회를 치렀다. 지난 7월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는 3라운드까지 4타차 공동 선두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우승후보로 올렸다. 그는 최종일 ‘노 보기’에 버디만 2개를 잡았고, 처음으로 18홀 전체에서 그린을 적중했는데도 카메론 스미스(호주)에게 역전당했다. 매킬로이는 올해 유일하게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으나 골프의 발상지에서 150회째 열린 브리티시오픈 우승컵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지난 9월29일~10월2일(현지시각) 열린 알프레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은 스코틀랜드의 세 코스(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 카누스티GL, 킹반스GL)에서 1~3라운드를 가족·지인·유명인사와 함께 플레이한 후 최종라운드는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치르는 독특한 방식이다.
매킬로이는 주최측의 배려에 따라 3, 4라운드를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벌였다. 그는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선두와 8타차의 공동 11위에 자리잡았다. 선두가 무명인데다 공동 2위 세 명과는 4타차였다.
매킬로이는 간격이 있었으나 최종일 역전을 노렸다. 5~13번홀 아홉 홀에서 버디 6개를 솎았다. 14번홀(길이 618야드) 티잉구역에 오를 때 그는 선두와 1타차였다. 그 홀 티샷은 335야드를 날아 페어웨이에 멈춘 완벽한 샷이었지만, 두 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들어가며 파에 만족해야 했다. 2온이 가능한 홀에서 버디를 못한 것이 아쉬웠다.
15,16번홀을 파로 마무리한 그는 악명높은 ‘로드 홀’ 17번홀(길이 495야드)에서 또 발목이 잡혔다. 티샷이 왼편 러프로 갔고 두 번째 샷이 그린옆 로드 벙커에 들어갔다. 턱이 높아 옆으로 레이업한 그는 4온1퍼트로 이날 유일한 보기를 했다.
매킬로이는 18번홀(길이 357야드)에서 티샷을 퍼팅그린 앞에 갖다놓은 후 이날 일곱 번째 버디를 잡았으나 역전을 하기에는 한 발 늦었다.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이틀 연속 똑같이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6타를 치고도 그는 합계 13언더파 275타(68·75·66·66)로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챔피언 라이언 폭스(뉴질랜드)와는 2타차였다.
매킬로이는 지난 8월 미국PGA투어 페덱스컵에서 우승했다. 그는 이번 시즌 DP월드투어 포인트 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남은 대회는 6개다. 이변이 없는 한 매킬로이는 최초로 단일연도에 페덱스컵과 DP월드 포인트 1위를 동시에 차지하는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매킬로이에게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는 아직 우승의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김경수 골프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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