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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대한경제=김수정 기자] 대규모 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회사 부채만 최대 500억달러로 가상화폐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ㆍ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FTX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알라메다 리서치 등 약 130개 관계사를 아우르는 FTX그룹은 미 델라웨어 법원에 챕터11 파산을 신청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챕터11 파산은 회사가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상환할 계획을 세우는 동안 기업이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조치다.
FTX는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CEO자리에서 사임하고, 존 J. 레이3세가 신임 CEO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다만 뱅크먼-프리드가 CEO자리에서 물러나지만 사태 수습을 위해 회사를 완전히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FTX 측 설명이다.
FTX는 최근까지도 파산을 막기 위해 투자자와 가상자산업체 대표들을 만나 자금 지원을 부탁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왔으나 자금조달에 실패한 FTX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하자, 일각에선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비견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전 세계 금융위기가 촉발됐던 것처럼, FTX 사태가 가상자산산업에 위기를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한편, FTX 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손정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FTX에 1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했고, 오는 12월 분기에 이를 상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FTX 투자 사실을 인정했지만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자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FTX는 성명을 통해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9억달러 규모의 시리즈B 펀딩 라운드에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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