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 및 낙찰가율, 낙찰률 추이./그래픽=지지옥션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올 하반기 들어 금융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아파트들이 경매시장에 쌓이고 있다.
6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총 1904건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도 162건으로 지난 1월(32건) 대비 5배나 늘며 올해 가장 많이 진행됐다.
반면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낙찰가율은 약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78.6%로 지난 2013년 5월(79.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달(83.6%)에 비해서는 5%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도 지난달 낙찰가율 83.6%를 기록하며 전달(88.6%) 대비 5%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81%에서 78.9%로 70%대로 떨어졌다. 인천은 69.7%로 전달(78.7%) 대비 9%포인트나 떨어지며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울산(85.8→77.9%)과 대전(78.7→71%), 대구(76.6→70.3%), 부산(84.1→78.5%), 광주(82.2→80.4%) 등 지방광역시도 모두 전달 대비 하락했다. 강원(83.8%)과 충북(78.4%)도 각각 전월보다 5.9%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집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올 하반기 감정된 물건이 3~6개월 뒤인 내년 초 경매시장에 나오면 낙찰가율이 다소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올 하반기 경매에 나온 아파트의 감정가는 상반기에 책정된 가격이기 때문에 다소 높은 가격에 감정되면서 감정가가 시세를 앞지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이달 경매가 진행되는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면적 101㎡는 처음에 26억2000만원에 감정됐지만, 같은 평형대 매물이 지난 4월 이보다 낮은 25억원대에 거래된 바 있다.
부동산 경·공매 정보를 제공하는 '탱크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물건의 평균 감정가는 약 16억8200만원으로 전 달(약 14억3800만원)보다 높게 책정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감정가도 2억7600만원에서 2억9500만원으로 다소 올랐다.
신제근 탱크옥션 이사는 "아파트는 대부분 대출을 받아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자가 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도권은 비싼 아파트든 싼 아파트든 경매에 부쳐지는 건수가 늘고 있다"며 "다만 내년 1분기에 지금 시세가 반영된 감정가로 경매에 나오면 낙찰가율이 다시 80~90%까지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주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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