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박병탁 기자]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어오고 있는 중국이 방역조치를 완화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가키트로 진단에 나선 시민들이 늘면서 방역물품과 의약품 사재기까지 일어나는 실정이다.
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과 광저우 등에서 해열제와 소염제 등 감기약 판매 규제가 해제되면서 약품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당국이 유전자증폭(PCR) 검사 축소로 자가 검진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약국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신속항원 검사 키트를 구입하기 어려워졌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한 의약품 판매 온라인 쇼핑몰에서 감기약, 소염제, 해열제 판매량이 최근 20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11월 마지막 주 신속항원 검사 키트 판매액은 전주 대비 344% 증가했고, 독감 치료제인 ‘롄화칭원’에 대한 검색도 전년보다 2천 배 이상 증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홍콩 명보는 “PCR 검사소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고 사람들은 감기약과 해열제 사재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롄화칭원 판매 가격이 최근 최고 240% 급등했다고 현지 매체 홍성자본국이 보도했다. 일부 약국에서 48정짜리 한 갑의 판매 가격을 102위안(약 1만9천 원)으로 올렸는데 종전에는 30위안(약 5천700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46위안(약 8천700원)으로 50% 오른 뒤 최근 인상 폭이 가팔라졌다
중국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11일 ‘방역 최적화 20가지 조항’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방역 당국이 잇단 방역 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시민들은 불안감에 약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고, 일부 판매자들은 가격 인상에 대비해 제품을 비축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중국 당국은 의약품과 방역물품 등에 대한 가격 인상 행위를 엄히 처벌하겠다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베이징시 시장관리감독국은 전날 오후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가격법’을 준수하라며 시장 주체들은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쌀, 기름, 고기, 계란, 야채, 우유 등 주요 생필품은 물론 마스크, 소독제, 살균제 등 각종 방역물품의 가격은 인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박병탁기자 p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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