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이 미국LPGA투어 Q시리즈에서 1위로 합격하며 내년에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게 됐다./사진: 미국LPGA투어 |
韓 안나린 이어 2년 연속 1위 배출
유해란 vs 가쓰 신인왕 경쟁 예고
박금강 공동 9위로 LPGA 입성
유해란(21)이 미국LPGA투어 Q시리즈에서 수석으로 합격, 내년에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게 됐다.
유해란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의 하일랜드 오크스GC(파72)에서 끝난 투어 Q시리즈에서 8라운드합계 29언더파 545타(73·68·68·65·70·67·66·68)를 기록, 베일리 타디(미국)를 2타차로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유해란은 1만5000달러(약 20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Q시리즈는 이듬해 미국LPGA투어 출전권이 주어지는 퀄리파잉 토너먼트다. 총 8라운드(144홀) 경기로 치러진다. 1차 대회(1~4라운드)를 통과한 75명이 2차 대회(5~8라운드)를 벌여 상위 20명에게 내년 투어 출전권을 부여한다. 21위부터 공동 45위까지에게는 투어 조건부 출전권과 2부(엡손)투어 출전권이 주어진다.
국가 상비군 출신인 박금강(21)은 합계 20언더파 554타로 공동 9위에 오르며 내년 미국LPGA투어에 입성하게 됐다. 박금강은 2019년과 지난해에도 Q시리즈에 응시했으나 모두 공동 51위에 그쳤었다. 올해 엡손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Q시리즈를 준비해온 그는 세 번 도전 끝에 합격증을 받아들었다.
미국 교포 제니퍼 송은 합계 17언더파 557타로 공동 17위, 호주 교포 오수현은 12언더파 562타로 공동 38위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전지원·윤민아는 공동 49위, 이미향은 공동 55위, 홍예은은 공동 63위로 내년 투어 출전권을 받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해 안나린에 이어 2년 연속 Q시리즈 수석합격자를 배출했다. 그 이전엔 2018년에 이정은이 1위로 합격하며 그 이듬해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지난해 Q시리즈를 통해 투어에 데뷔한 안나린과 최혜진(Q시리즈 공동 8위)은 올해 신인왕 레이스에서 아타야 티티꿀(태국)에게 밀려 한국인 신인왕의 맥을 잇지 못했다.
그래서 유해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국가대표 출신인 유해란은 2019년 초청선수로 출전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KLPGA투어에서 5승을 거뒀다. 2020년에는 KLPGA투어 신인왕에도 올랐다. 올해도 지난 4월 넥센 세인트 마스터스에서 우승했고, 시즌 상금랭킹 4위를 차지했다. 현재 세계랭킹 50위로, 이번 Q시리즈 출전선수 가운데 니시무라 유나(22·일본·세계랭킹 44위)에 이어 둘째로 높은 랭커였다.
올해 티티꿀이 한국선수들과 신인왕 경쟁을 벌였다면, 내년에는 일본 선수들이 평생 한 번 주어지는 이 타이틀을 놓고 유해란과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일본 선수 가운데 가쓰 미나미(24)는 Q시리즈에서 합계 24언더파 550타로 5위를, 니시무라는 15언더파 559타로 공동 24위를 각각 차지했다. 두 선수 모두 JLPGA투어에서 유해란보다 많은 승수를 쌓았다. 가쓰는 7승, 니시무라는 6승을 각각 거뒀다.
특히 가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내셔널타이틀인 일본여자오픈을 석권했다. 지난 10월 열린 일본여자오픈에서는 신지애를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올해 J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4위에 오른, 만만치 않은 선수다. 현재 세계랭킹은 56위로, 유해란에게 6계단 뒤진다.
미국LPGA투어 Q시리즈에 세 번 도전한 끝에 성공한 박금강. 국가 상비군 출신으로 일찍부터 미국 진출을 꾀해 왔다./사진=:엡손투어 |
니시무라는 내년 조건부 출전권을 받았으나 한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곧바로 신인왕 레이스에 합류할 수 있는 다크호스다. 그는 올해 JLPGA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상금랭킹 2위를 기록했다.
2023년 미국LPGA투어는 1월20일 힐튼 그랜드 버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시작된다. ‘신인’ 유해란의 성적 못지않게 한일 선수 간 신인왕 레이스도 볼거리가 될 듯하다.
김경수 골프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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