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박사 |
서울수도권의 골칫거리 영흥화력발전소의 LNG전환과 조기폐쇄 논란에 탄소포집기술(CCUS)이 주목받고 있다.
2004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외리에 건설된 영흥화력발전소는 많은 공해시설 논란속에도 증설을 계속해 800MW급 유연탄화력발전소 1~6기에서 5080MW의 전력을 생산하는 대규모 화력발전설비를 갖추고 있다.
석탄 화력발전의 경우 동일한 가스배출량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15~19%로 상당히 높은데 영흥화력발전소의 유연탄발전소 1~6기에서만 연3,2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것은 우리나라 총 탄소배출량의 약5%에 이른다.
이 때문에 주민과 시민환경단체로부터 끊임없이 시설폐쇄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운영주최인 한국남동발전측은 2020년 이사회를 열고 석탄을 연료로 하는 영흥화력발전소 1.2호기를 준공 30년째인 2034년, 3.4호기를 2038년까지 전면 폐쇄하고 온실가스 발생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발전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또 5.6기는 2044년까지 폐쇄를 결정했다.
인천시는 한발 더 나아가 1.2호기를 2030년까지 조기폐쇄하고 탄소발생이 적은 LNG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2035년까지 3.4호기 폐쇄, 2040년까지 5.6호기 폐쇄 방침도 약속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시절 인천지역 한 후보토론회에서 영흥화력발전소 LNG전환과 조기폐쇄를 공약했고 유정복 인천시장도 후보시절 영흥화력발전소의 LNG조기전환을 공약했다. 결국 중앙정부, 인천시, 한전이 조기폐쇄와 LNG전환을 약속한 셈이다.
물론 LNG를 연소하는 복합화력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비해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석탄화력의 가스배출 이산화탄소농도가 15~19%인데 반해 LNG는 4~5%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LNG 전환후에도 석탄대비 1/3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셈이다.
또 LNG도 질소산화물이 여전히 배출되고 최근에는 가스터빈 가동시에 발생하는 황연 유발물질, 일산화탄소, 총탄화수소가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LNG전환 역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그나마도 인천시가 약속한 화력발전 5.6호기의 2040년 폐쇄까지는 18년, 한국남동발전이 약속한 2044년까지는 22년이나 남았다. 22년이란 긴 시간동안 공해시설 논란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탄소제로(Carbon Zero)의 친환경 설비대안이 탄소포집기술 CCS다. 탄소포집기술 CCS는 탄소포집(CarbonCapture)과 저장(Storage)에 관한 기술의 약칭이다. 여기에 포집탄소의 이용(Utilization)에 관한 기술을 포함해 CCUS로 표기한다. 탄소포집기술은 제철이나 화력발전, 쓰레기소각장 등 공해배출설비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2)를 연돌에서 포집해 공기중으로 배출을 억제하는 신기술이다.
CCUS는 2000년대 들어 미국을 비롯한 영국, 노르웨이 등 일부국가에서 개발이 시작돼 지금은 첨단기술국 사이에서 기술개발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도 여러곳에서 CCUS관련 기술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이 기술의 개발진전으로 화력발전의 경우 500~1000MW급 시설에도 적용, 완벽한 탄소제로(Carbon Zero)설비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2022년 5월 SK E&S는 미국서 세계 최대규모인 연 1,200만톤 CO2 CCS 프로젝트 참여를 선언했다.
석탄화력발전에서의 CCUS는 순도 98~99%의 탄소를 90~99%이상 잡아 높은 탄소포집율을 보여준다. 사실상 탄소제로(Carbon Zero)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CCUS는 탄소포집과정에서 주로 아민(Amine)과 탄산칼륨(Potassium Carbonate)을 용매 흡수제로 이용한다.
현재 미국과 영국 한국 등에서 개발되고 있는 CCUS기술은 주로 아민(Amine)을 용매제로 사용한다. 아민(Amine) 방식은 압력이 낮은 상태에서 포집이 가능해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민방식은 포집비용이 톤당 약 50~80$정도로 많이 들고 낮은 압력에서 포집설비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설비면적이 넓고 설비가 복잡해 설비비와 유지비가 많이 든다. 여기에 질소산화물이나 아황산가스 등 다른 유독성물질 배출을 잡아주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이같은 유독성물질을 잡기위해서는 추가설비가 필요하다. 포집탄소의 액화과정에서 고압의 추가설비가 필요하다.
아민방식의 탄소포집 사례로는 미국 텍사스에 240MW급 페트로노바 발전소가 있다. 일본 미쓰비시가 대규모투자해 2017년 의욕적으로 가동에 들어갔던 이 발전소의 탄소포집율은 92.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나 효율성문제로 2020년 가동을 일단 중단한 바 있다.
반면 탄산칼륨(Potassium Carbonate) 용매방식은 포집비용면에서 톤당 15~30$정도로 아민방식에 비해 현저히 싸다. 포집외 액화, 운송 등 전과정의 처리비용을 모두 합쳐도 최대 50$이하다. 그리고 질소산화물이나 아황산가스 등 유독성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다. 또 약 12바의 고압상태서 포집하므로 아민방식 대비 포집설비 면적이 40%정도로 간단하고 그만큼 설비비와 운영비가 적게 든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최근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아민방식보다 탄살칼륨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탄산칼륨방식의 포집설비 사례로는 최근 우리나라 ㈜카본코리아가 노르웨이 카본CCS Ltd.와 공동으로 미국 텍사스의 1050MW급 석탄화력발전 Sandy Greak 설비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조기폐쇄와 LNG전환이 추진중인 영흥화력발전의 경우 2044년 폐쇄방침인 석탄화력 5.6기중에 CCUS기술을 조기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5.6기 석탄화력발전에 설비한 CCUS설비는 훗날 LNG 전환이후에도 설비 일부만 교체하면 대부분의 설비를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CCUS를 조기에 적용할 경우 영흥화력발전은 탄소제로(Carbon Zero)의 공해없는 청정화력발전소로 운영이 가능해진다.
CCUS기술은 이미 최첨단 탄소포집기술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신기술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판매할 경우 높은 수익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여기에 따르는 고용창출과 산업적 시너지효과도 크다. 탄소포집기술은 제철, 발전, 시멘트, 화학산업, 쓰레기소각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
또 국제적으로 탄소운송산업도 선도할 수 있다. 앞으로 국제적 탄소포집 플랜트수출도 엄청난 신성장산업이다. 이 기술을 우리나라가 조기 확대적용할 경우 CCUS분야 기술선도국가로 엄청난 산업적 기회가 된다. 결국 이 CCUS 기술의 영흥화력발전소 등 빠른 산업현장 적용여부는 중앙정부나 당해 지방정부 당국의 강력한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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