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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돈줄’ SVB 파산에 줄도산 우려…韓 스타트업도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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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3-12 15:25:40   폰트크기 변경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입구./사진: 연합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현지 스타트업들이 직격타를 맞게 됐다.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스타트업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돼 주변의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 금융당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SVB에 대해 폐쇄 조치를 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새 은행을 설립해 SVB의 기존 예금을 모두 이전하고, SVB 보유 자산의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1982년 설립된 SVB는 기술 스타트업 분야의 주요 은행이다. 스타트업에 예금과 대출은 물론, 투자 및 프라이빗뱅킹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으며, 관련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테크ㆍ헬스케어 벤처기업 중 44%가 SVB의 고객이다.

이런 만큼 SVB의 폐쇄는 미국 스타트업 업계에 큰 충격을 안길 것으로 관측된다. 재무구조가 열약한 스타트업 특성상 자금줄이 막히면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선 1~2주 단위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어 당장 급여 지급 기한을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SVB와 거래해온 스타트업들은 FDIC 조치에 따라 13일 이후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그마저도 예금자 보호 한도인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 이내 예치금만 가능하다. 설령 전액 돌려받을 수 있게 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계 스타트업들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지에 기반을 둔 한국계 스타트업은 약 40여 곳인데, 이 중 상당수가 SVB와 많이 거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VB가 주택 자금 대출 등 창업자들을 위한 특화 상품을 대거 제공하면서 여러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도왔기 때문이다. 실제 여러 한국계 스타트업들은 SVB의 갑작스러운 폐쇄에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현지에 진출해있지 않은 스타트업들도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다수 스타트업들은 연구개발(R&D)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매출은 내지 못해 운영자금 대부분을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투자금 유치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스타트업 업계 전반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여러 스타트업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황해하면서도 비상 계획을 마련 중인 분위기”라며, “구체적인 내용이나 향후 추이 등은 예금 인출이 가능해지는 13일이나 당국 지침이 나온 후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현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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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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