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제공 |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0일 방한한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을 직접 만나 백화점 사업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에서 에르노 회장을 맞아 1시간가량 직접 잠실 에비뉴엘 루이비통 등 LVMH그룹이 운영하는 매장 응대에 나섰으며, 이 자리에 신 회장의 아들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동석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신 회장은 아르노 회장에게 롯데백화점의 현황을 설명하고 향후 루이비통 입점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신 회장이 긴 시간 직접 응대에 나선 것도 백화점의 LVMH 매장 확대, 시내 면세점 내 LVMH 매장 유지 및 추가 유치 등을 위해 직접 나서 힘을 실은 것으로 업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경우 지역별 매장 개수를 제한하는 운영 방침상 백화점별 명품 유치 경쟁이 치열한 데다, 면세점 역시 루이비통을 필두로 시내 면세점 점진적 철수 및 공항 면세점 확대 정책을 쓰고 있다.
업계에서도 신 회장이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유통군 사업을 재정비하고 직접 현안을 챙기는 행보가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 내에서도 유통업의 국내 성장 한계에 대한 고민이 큰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세 확장을 위한 포석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강화에 신경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면세점도 엔데믹을 기점으로 글로벌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5월 호주 시드니시내점 출점에 이어 다낭에 베트남 최대규모 면세점을 잇달아 열었으며, 올해는 멜버른공항 면세점 운영권 획득하기도 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면세점뿐 아니라 롯데마트도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Makro) 19개점을 인수하며 대한민국 유통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후 현재 35개의 도매점과 14개의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가 전사적으로 베트남 사업 강화에 나서는 부분도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로 지목된다.
신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편의점 사업에서도 해외 네트워크 강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 세븐일레븐에 브랜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보단, 미국 세븐일레븐과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강화해 자체브랜드(PB) 상품 수출 확대로 수익성을 키우는 전략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신 회장은 신사업 강화를 위해 22일 롯데칠성음료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신 회장의 복귀로 롯데칠성음료이 인수합병(M&A)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행보와 수출 강화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은 지난해 4분기 IR자료를 통해 올해 국내외 와이너리 인수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를 비공식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신사업과 관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롯데의 모태인 식품과 주력 사업인 유통 모두 내수에만 의존하기에는 인구 문제 등으로 한계가 있는 사업이라는 점도 신 회장이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는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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