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 주인공… “반도체 성능 2년마다 2배 증가”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공동 창업자이자 이른바 ‘무어의 법칙’을 제시한 반도체 업계의 전설 고든 무어(사진)가 24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4세.
인텔은 이날 무어가 미국 하와이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출신 반도체 개발자였던 무어는 실리콘밸리에서 인텔을 공동 창업하고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그는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로버트 노이스를 만나 인텔 창업을 구상했고, 두 사람은 1957년 회사를 떠나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설립한 뒤 1968년 인텔을 차렸다. 이후 1979~1987년까지 인텔 회장과 최고경영자(CEO)를 겸임했고, 1997년까지 회장을 계속 맡았다.
특히 그는 지난 1965년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약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내놔 주목받았다.
무어의 이론이 발표된 이후 반도체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효율적이고 저렴해져 반세기 동안 전 세계 기술 발전을 주도했다. 게다가 개인용 컴퓨터 기업뿐 아니라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같은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의 등장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무어의 순자산을 약 72억 달러(약 9조3600억원)로 추산했다.
무어는 은퇴 이후 2000년 부인인 베티 무어 여사와 함께 ‘고든 앤 베티 무어 재단’을 설립해 과학 발전과 환경보호 운동을 지원했다. 재단은 무어가 약 50억 달러 규모의 인텔 주식을 기부한 금액으로 꾸려졌다.
2002년에는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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