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미국과 캐나다 정상이 중국을 겨냥해 ‘국제 질서에 대한 큰 도전’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이 ‘중국과 애플은 동반관계’라는 취지로 언급해 주목받고 있다.
미ㆍ중 간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애플 전체 매출액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에만 중국에서 750억 달러(약 97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렸다.
팀 쿡 애플 CEO/ 사진: 연합뉴스 |
2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쿡 CEO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 행사에서 “중국과 애플은 함께 성장해왔다”며 “중국의 혁신은 빠르게 이뤄져 왔고 향후 더 빨라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최근의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발전을 고려할 때 기술 남용이 우려된다”며 “중국 어린이들이 프로그래밍과 함께 비판적 사고 능력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계속 더 빨라질 것이고 기술 창조자들은 혁신을 인류를 거스르는 게 아니라 인류를 돕는 ‘옳은 방향’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며 애플의 중국 농촌교육 프로그램 지출을 1억 위안(약 189억원)으로 늘릴 것이란 계획도 발표했다.
이번 쿡 CEO의 중국 방문은 중국과 미국 간의 긴장은 물론, 애플이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춰 인도 등 신흥 거점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받았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이른바 ‘정찰풍선 사태’ 이후 연일 국가 안보 이슈로 갈등을 빚고 있다. 게다가 애플 공급업체인 폭스콘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세계 최대 아이폰 공장은 지난해 중국 정부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시행에 따른 노동자 이탈ㆍ시위 등으로 큰 차질을 빚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공동성명을 내고 “중국이 경제적 강압, 비시장 정책ㆍ관행, 인권 침해 같은 파괴적인 행동으로 국제질서에 심각한 장기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음을 인식한다”며 “공정한 경쟁의 장에서 중국과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보장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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