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ㆍ인프라 개선 등 도시정비 박차
개발가이드라인 제시…컨설팅 제공
역세권 활성화 정비 ‘13년→4년’ 축소
토지소유주 만나 민간자본유치 유도
성대시장ㆍ상도동 등 랜드마크로 건설
사당역ㆍ이수역 등도 ‘핫플’로 탈바꿈
노량진민자역사에 e스포츠대회장
내달 전세대 통합취업지원센터 출범
자치구 차원 대규모 실버타운 건립
세계인 찾는 강남권 최고의 도시
박일하 동작구청장이 동작구청 구청장실에서 <대한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 “‘서울 중심부에서 가장 가까운 강남권’인 동작구를 한강 이남 최고의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민선8기가 끝날 즈음에 ‘동작구 많이 발전했다’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이 취임 이후 주민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동작구는 왜 변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이라고 한다. 주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파악한 그는 요새 동작구를 바꾸는 데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한 주거공간 변화는 물론, 랜드마크 건설 등으로 주변 인프라를 확충해 동작을 강남권 최고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최대규모 공공 실버타운을 건설하는 등 고령화 시대 노인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출산율 증가에도 기여하는 온 가족이 살기 좋은 도시, 50년 후 미래에도 건재한 동작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이 동작구 개발 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
△임기 내 동작이 변화하도록 정비사업 박차
국토교통부를 거쳐 △경기도 건설국장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청장 등을 역임한 박일하 구청장은 건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살려, 단기적으로는 임기 내에 동작구에 새 아파트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가 개발ㆍ도입한 것이 ‘동작구형 정비사업’이다.
정비사업 주체들이 난립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을 때 공공이 나서서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컨설팅을 제공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안이다. 구가 권고한 도로체계, 사업구역 등을 개발주체들이 도시관리계획 수립 시 반영하면 공공성과 사업성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구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3개나 난립해 사업 진행이 더뎠던 신대방삼거리역 북측 지역에 △도로의 정형화 및 왕복 4차선 확장 추진 △공원ㆍ녹지 확충 등의 내용을 포함한 도시계획 가이드라인 등을 제공해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 선정을 이끌어냈다.
박일하 구청장은 “3개의 주택조합이 난립하는 구역에 구청이 개입해 조합별로 개발 방식과 지역을 정해주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조정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신대방삼거리역 북측 역세권 부지(1만4557㎡)는 용도지역이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 및 근린상업지역으로 상향되고, 지하 5층∼지상 29층의 3개 동으로 계획된 주상복합 건물(공동주택 596가구 포함)이 들어설 예정이다.
박일하 구청장 취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동작구 대방동 A-1 구역이 역세권활성화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도 박일하 구청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취임 직후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여기에 속한 도시개발 분야 전문가들은 재개발ㆍ재건축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박일하 구청장은 “정비사업 핵심은 ‘속도’와 ‘방향’”이라며 “개발계획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등 공공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동작구형 정비사업 개발ㆍ도입으로 최대 13년 이상 소요되던 정비사업 기간을 역세권 활성화 사업 기준 최소 4년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동작구의 △신안산선 대림삼거리역 일대 △남성역 일대 △사당1동 일대가 올해 상반기 동작구형 정비사업 추진을 목표로 구와 논의하고 있다. 또 △노량진 고시촌 △서부선 정류장(약수맨션)일대 △상도1동 전통시장은 하반기 동작구형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구와 협력하고 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
△동작구 곳곳에 랜드마크 건설
박일하 구청장은 동작구 곳곳에 랜드마크를 건설해 동작을 강남권 최고의 도시로 개발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공공이 주도해 건설하는 공공시설은 한정된 재원 탓에 주민 요구를 모두 반영해 지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찾은 방안이 민간자본 유치다.
박일하 구청장은 “토지소유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원하는 방향을 들어주고 담보해주면서 민간자본 유치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보다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공공이 직접 나서는 전략을 택했는데, 성대시장에서는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박 구청장은 “수익성을 약속하는 등 건물주를 직접 설득해서 개발 허가를 받았고, 설계안이 나오면 역세권 활성화 사업으로 지정고시를 받아 건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작구는 성대시장을 30층 규모 복합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장승배기(보건소)ㆍ상도동생활SOC 복합개발사업도 동작구 랜드마크 건설사업의 하나다.
구는 종합행정타운이 들어설 예정인 장승배기에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의 공공ㆍ민간 복합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장승배기 일대를 동작구 신 발전거점의 주춧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상도동에는 생활SOC 건립으로 고급형 수영장과 사우나 등을 설치해 주민 삶의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옛 한독병원 부지에 대한 역세권 활성화 사업도 검토 중이다. 이 개발계획과 연계해 신안산선 대림삼거리역 추가 출입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사당역ㆍ이수역ㆍ신대방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은 ‘핫플레이스’로 변신한다.
박 구청장은 “사당역, 이수역, 신대방역 등 역세권 동마다 1∼2군데 토지주를 만나 수익성을 약속하는 등 지역 개발에 대해 설득을 하고 있다”며 “허가해주면 30∼40층 건물을 세우고 기업을 유치해 동작구 곳곳을 핫플레이스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
△노량진 민자역사 연내 착공 목표
대한민국 대표 고시촌으로 꼽히는 노량진을 동작구 대표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청사진도 박 구청장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먼저, 올해 착공을 목표로 노량진 민자역사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노량진역 일대는 국제금융지구인 여의도 및 국제업무지구인 용산과 인접해있고, 한강에도 접해있는 최고의 입지를 자랑한다.
박일하 구청장은 “노량진역에 인접한 수협 소유부지도 별도 개발하고, 이와 연계해 노량진을 신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민자역사에는 e스포츠 세계대회장을 조성해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만들 방침이다. 서울시의 노량진 일대 수변복합도시 조성 계획과 맞물린다면, 노량진이 세계적인 명소로 재탄생하는 것은 결코 꿈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2002년부터 추진된 노량진 민자역사 개발은 주체가 파산하면서 현재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노량진민자역사 주식회사가 이달 14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기업회생 여부가 결정되면, 구는 신규 개발사와 신속히 민자역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실시계획 인가 등 후속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다.
박일하 구청장은 “법원에서 민자역사 피해금액을 4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파산한 업체랑 손잡고 들어올 곳을 찾기 어려운데,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개발사업이다”라며 “민자역사 내에 주택을 집어넣는 등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구상해 투자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라 침체한 노량진을 뉴욕의 코넬테크와 같은 신산업중심지로 만들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곳에 빅데이터,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 등 신산업 분야의 해외 전문대학원과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기업을 유치해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 또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박 구청장은 기업 유치 방안에 대해서 “구청 직원들이 관계자들 직접 만나 노량진 개발을 설명하고,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노량진에서는 청년ㆍ여성ㆍ어르신 등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동작 통합취업지원센터’가 출범한다. 현재 세대별로 분산된 일자리센터를 통합ㆍ개편해 구직자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기업에 적합한 직원을 배정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박일하 동작구청장.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
△대규모 실버타운 건립…노인ㆍ저출산 문제 해결
동작구에는 고령인구가 많다. 30∼40년을 동작구에서 보낸 주민은 물론, 3대가 동작구에 계속 살아 할아버지와 손자가 같은 학교 출신인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주민들도 이제는 고향이 바뀌길 원하고 있다. 동작구 주민들이 국토교통 전문가인 보수진영 구청장을 12년만에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빠르게 발전한 강남구와 서초구와는 달리 동작구 도심 모습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박일하 구청장은 부모세대와 미래세대를 위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전략도 찾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국내 최초로 자치구 차원에서 만드는 보건소 겸용 ‘미래형 헬스케어 앵커시설’이다.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옆 부지에 연면적 2만5000㎡, 최대 30층 규모의 호텔형 실버타운을 건립해 늘어나는 노인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주변 보라매병원 등과 연계한 바이오 메디컬 R&D센터 등 업무ㆍ상업시설과 숙박 및 고급형 실버주택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건물은 기둥식으로 만들어 내구성을 강화하고 층간소음도 방지하겠다는 세부계획까지 마련했다.
박 구청장은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고, 애를 낳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부모 부양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규모 공공 실버타운을 건립하면 노인 부양 문제는 물론, 출산율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현재 동작구 38만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7만명인데, 고령화에 따라 앞으로 노인 인구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실버타운에 여러 평수와 형태의 다양한 주거공간을 조성해 여러 가구가 머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일하는 동작, 행복한 변화’라는 슬로건으로 동작 변화를 끌어내고자 분야별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추진해 나가겠다”며 “동작구를 ‘세계인들이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강남권 최고의 도시로 만들겠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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