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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김한영 이사장에게서 윤 대통령을 떠올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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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6-26 07:00:14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저는 다음 행보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직 철도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사장 부임 전부터 로드맵을 갖고 있었고, 그 로드맵대로 움직일 뿐입니다.”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최근 기자와 만나 밝힌 얘기다. 지속적으로 김 이사장에게 제기되는 도중 사퇴설(說)과 관련해 이처럼 대답했다.

국가철도공단의 제7대 CEO인 김 이사장은 공항철도 사장을 거쳐 지난 2021년 공단에 부임했다. 3차례의 도전 끝에 이사장으로 부임해 공단을 이끌어오고 있다. 김 이사장은 부임하자마자 국민이 공감하는 공정, 청렴한 계약환경 조성을 위해 ‘계약제도 혁신 TF’를 만들었다. TF의 대표적 결과물은 적정대가 보장이다. TF는 공공기관 최초로 설계ㆍ시공 일괄입찰(턴키) 발주 전 총사업비 자율조정 제도를 시행해 3000억원 넘게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줬다. 이밖에 제도 발족 후 고친 계약제도만도 150건이 넘는다.

김 이사장의 로드맵이 구체화, 현실화하면서 국가철도공단의 경영역량도 객관적 평가를 받았다. 부임 후 성적표는 양호(B)와 보통(C)이다. 특히 정권 교체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 전 정부 당시 부임한 수장이 대부분 교체된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적을 받았다는 게 공단 안팎의 평가다.

하지만, 이런 공단이 갖은 고초를 겪고 있다. 공교롭게도 정권 교체 이후 1년간 감사원, 상위기관인 국토부 등 각기 다른 정부부처에서 알려진 횟수만 최소 4차례 집중 감사를 받고 있다.


감사란 공공기관의 직무에 특정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진행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장기적으론 그 기관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1년간 집중 감사를 받는 국가철도 공단을 보자면, 표적감사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김 이사장의 법인카트 결제 내역까지 모조리 감사하며 안팎에서 ‘표적감사’ 평가를 받았지만, 끝내 이렇다할 혐의점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표적감사 대상이 된 김 이사장을 보면 묘한 기시감이 든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을 남긴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극한 대치로 대중에게 깊이 각인됐다. 대치 국면이 깊어질수록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부각되면서 오죽하면 현 야당에서 윤 대통령을 ‘만들어줬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을까.

실제 정치인은 논란이 크게 발생할수록, 인지도가 높아진다.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대중들에게 그 인물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맞으면서 큰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교통전문가이자, 경영역량을 인정받은 김한영 이사장도 각종 고초를 겪으며 존재감이 시나브로 두드러지고 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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