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부펀드인 산업혁신투자기구(JIC)가 반도체 소재 ‘포토레지스트’ 세계 1위 기업인 JSR를 약 1조 엔(약 9조1000억원)에 매수한다.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일본 정부 의도가 배후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JIC는 이르면 연내에 JSR 주식 공개매수를 시행하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에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4일 보도했다.
JSR의 시가 총액은 약 6700억 엔(약 6조1000억원)이지만, JIC는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매수액을 높게 설정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JSR는 고밀도 집적 회로에 사용되는 감광성 재료인 ‘포토레지스트’의 세계 1위 업체로, 시장 점유율은 28%다.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2019년 수출 규제를 단행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 중 하나다.
JSR는 2021년에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미국 기업을 약 450억 엔(약 4000억원)에 매수하고, 전통을 이어온 사업 분야인 합성고무 부문을 매각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집중해 왔다.
JIC의 JSR 매수는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로 정한 반도체 분야 투자 확대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16일 각의(국무회의)에서 반도체 분야 제조 기반을 확충하고 인재를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닛케이는 “JIC는 공개 입찰을 거치지 않고 이례적으로 JSR와 직접 교섭했다”며 일본 정부가 경제안보 관점에서 정부계 펀드인 JIC의 JSR 인수를 지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이 국제 경쟁력이 있는 반도체 소재 분야에 투자를 지속해 소재부터 제조까지 이어지는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짚었다.
권혁식 기자 kwo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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